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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0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 창당에 앞서 '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지목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가 알기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 전에 안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 두 분이 두 차례 만났다"며 "이 자리에서 남 지사가 안 전 대표에게 '주적이 누구냐'고 물으니 '문모, 민주당'이라며 '홍모, (자유)한국당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남 지사는 "저는 평소 주적이라는 표현은 거의 쓰지 않는다"며 "그러니 그런 질문은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공개된 사실을 각색해 입맛에 맞게 쓰는 것은 정치공작"이라며 "굳이 주적이란 표현을 하자면 정치공작으로 선동하는 낡은 정치인들이 저의 주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지원 의원님, 소설은 이제 그만 쓰시죠"라고 박 의원을 정면 비판했다.
주적 발언의 사실 여부를 떠나 한때 동반자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안 전 대표의 사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다.
18대 대선 개표방송 당시, KBS는 박근혜의 주무기(主武器)를 '수첩', 문재인의 주무기를 '안철수'라고 표현했다. 당시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안철수 전 대표는 그 정도로 큰 존재였다. 문 대통령과 함께 대선 후보였던 안 전 대표는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11월 23일, 극적으로 후보 사퇴를 하며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대선을 나흘 앞두고는 안 전 대표가 문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 '깜짝' 등장해 목도리를 둘러주고 포옹까지 하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18대 대선에서 패배한 뒤 양측은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2013년 10월 31일 대표적 친문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일화 뒷이야기를 담은 '비망록'을 내놨는데, "안철수 후보 측이 후보직 사퇴 이후 공동 선거운동을 위한 조건으로 자기를 미래 대통령으로 언급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2년 12월 2일 한 '접촉 채널'에서 "안철수 후보는 이미 국민의 마음속에 우리나라의 미래 대통령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략) 완전히 새로운 정당 설립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안 전 후보가 새로운 정치, 정당 쇄신의 전권을 갖고 정치 개혁을 추진토록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건을 들고 와 수용해 달라 요구했다는 것이다.
당시 안 전 대표는 "사실무근"이라며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대선 과정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비공식적 메시지’를 확산하라는 지침을 내린 내부 문건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공식 행사장에서 서로 눈길조차 나누지 않는 사이가 됐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