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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박정희 집권 18년이 이룩한 '한강의 기적'은 노동자를 착취하고 재벌을 살찌웠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저서를 낸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화제다.
류석춘 교수는 2010년부터 연구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최근 '박정희는 노동자를 착취했는가'(기파랑)를 발간했다. 이 책은 한 가지 근본적인 의문에서 시작했다. "박정희 시대의 노동자들이 정말 '착취'를 당했다면, 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난해졌어야 했을 것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광범위한 중산층은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류 교수와는 1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자들이) 흔히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고생했다'는 것은 '착취당했다'는 것과는 아주 다른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1970년대 박정희 정부는 중화학공업화를 위해 '산업 전사'인 기능공을 대량 육성했다. 1972년부터 1981년까지 배출된 기능공 숫자는 200만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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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능공의 임금은 1980년대 초·중반 정체기를 겪었으나 1980년대 후반 노조 설립, 1990년대 중반 노사 협조기로 들어서며 폭발적 상승세를 탔다. 2015년 현재 임금은 연 1억 원 수준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의 최상위에 속한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류 교수는 "박정희는 중공업을 일으켜 잉여인구가 될 가능성이 큰 농어촌과 도시 중·하층 젊은이들을 기능공이 되게 했고, 이들은 '숙련노동자 중산층'으로 성장해 계층의 수직 상승을 이뤘다"고 말했다.
결국 '박정희가 노동자를 착취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류 교수의 주장이다. 착취는커녕 '마이홈' '마이카'를 가지고 휴가철에 해외여행을 누리도록 했고, 이는 북한에선 꿈도 못 꿀 일이었다는 것이다.
2013년 12월 유광호(현 자유민주연구원 연구위원)씨가 발표한 <1970~80년대 양성된 중화학공업 부문 기능공의 계층이동에 관한 생애사적 연구>란 논문도 이 같은 결과를 뒷받침한다.
이 논문은 1973~1986년 풍산금속 안강공장에 입사했던 기능공 20명의 현재 생활 상태를 조사한 것이다. 이들 20명 중 15명(75%)의 청소년기 경제사정은 ‘객관적 가정형편’상 대학 진학을 꿈꿀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2013년경 이들의 평균 현금성 임금(연봉)은 64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국내 제조업 평균 연봉은 3625만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었다. 이들 20명의 자녀 모두 전문대 이상의 학교에 진학하기도 했다.
유광호씨는 “연구 사례의 75%가 대학 진학을 시도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던 형편과 비교할 때, 현재 그들 자녀의 100% 대학 졸업률(4년제 대학 재학 및 졸업자가 94.3%, 전문대 졸업자가 5.7%)은 기능공들이 중산층이 되었음을 웅변해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씨는 “이러한 대변화는 발전국가가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공업화, 그것도 중화학공업화를 추진한 결과”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류 교수는 이들 '숙련노동자 중산층'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자 내부의 파벌 투쟁을 거쳐 일부가 '귀족노조'로 변신했다고 지적했다. 크게 보면 귀족노조, 비정규직, 양극화 같은 현재의 문제들은 박정희의 '중산층 육성'이 남긴 뜻하지 않은 부산물인 셈이라고 ‘조선일보’는 덧붙였다.
류석춘 교수는 "박정희의 범국가적 경제건설 덕분에 형성된 대기업 노동중산층은 이제 노동개혁에 동의해 '노동보국(勞動報國)'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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