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상' 美 총기난사범 "악령의 지시 들었다" : 월간조선

미국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에서 17명을 사망케한 총기난사범 니콜라스 크루스(19)가 "악령의 지시를 들었다"는 진술을 내놨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은 보도했다.

크루스는 경찰 조사에서 "공격을 실행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머릿속으로 그런 음성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그것은 악령의 목소리였다"고도 말했다.

ABC방송은 크루스의 진술 내용을 전하며 "총격범은 친구 없이 주로 혼자만의 세계에서 10대 시절을 보냈고 총기에 집착했다"고 보도했다.

크루스는 지난 14일 오후 반자동 소총인 AR-15를 소지한 채 플로리다 주의 고등학교에 들어가 1시간 넘게 교실 안팎에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17명이 사망했고 16명이 부상했다.

정신이상 증세를 가졌거나 의심되는 총기난사범에 의해 미국에서 무고한 시민이 사상한 경우는 지난해 말에만 세 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14일 케빈 닐(당시 43·사망)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마을과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주민 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당했다. 범행 전날 자신의 아내도 총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집에 숨겨뒀던 것으로 밝혀졌다. 닐의 가족에 따르면 가족들이 그의 정신병을 치료하려고 수년간 애를 썼지만 분노를 잠재울 수 없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5일 데빈 패트릭 켈리(27)는 미국 텍사스 주 한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26명을 사망케 했다. 켈리는 2012년 공군 복무 중 상관을 총으로 위협해 정신병원에 수용됐다가 탈출했던 전적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 스티븐 패독(당시 64·사망)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방에서 건너편 콘서트장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59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부상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패독은 정신병을 진단받은 상태는 아니였지만,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인물로 밝혀졌다. 패독의 아버지는 정신병을 앓던 유명한 은행강도였다.

이에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를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총기사건이 일어났던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 인근에서는 지난 15일 밤 학부모 등 1000여 명이 집회를 열고 "총기는 이제 그만" 등의 구호를 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희생자들을 방문해 위로의 말을 전했으나 총기 규제 강화 요구에 대한 답변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