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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한국GM, 왜 이 지경이 되었나?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로 돌아본 우리 자동차 업계의 현주소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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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9일 오후 전북 군산시 한국GM 공장. 전날 가동이 중단되면서 정문 출입이 통제된 모습. 이 공장은 수시로 가동이 중단돼 가동률이 20%대에 머물러 오는 10월 폐쇄될 예정이다. 사진=조선DB
한국GM은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한국GM이 왜 이렇게 됐는지, 한국 자동차 업계의 현주소는 어떤 상황인지 짚어보았다.
 
한국GM, 왜 이 지경이 되었나?
 
지난 3년간 한국GM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약 20%에 불과한 상태였다. 가동률이 계속 하락해 지속적인 공장 운영이 불가능해 지난해부터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이 철수하거나, 적어도 군산공장은 폐쇄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었다. 이미 지난해 GM은 유럽 시장에 이어 인도, 남아공, 호주에서 잇달아 철수했다. 
 
업계는 한국GM이 이 같은 위기에 처한 이유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고질적 문제인 높은 인건비와 저(低)생산성을 들고 있다.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졌을 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등 업계의 장기 파업, 수출과 내수 부진을 1차적인 이유로 보고 있다. 
 
적자에도 높은 인건비 지출
 
한국GM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약 2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적자임에도 한국GM은 높은 인건비 지출을 이어갔다. 연간 적자가 5000억 원 이상이던 2014~2016년 한국GM은 노조원들에게 연간 1000만 원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한다. 임금 인상률도 매년 3~4%에 달했다. 2014년엔 통상임금 확대 판결로 한 해에만 인건비 부담이 1300억 원 늘었다.
 
한국GM이 현재 가동률 저하로 잠시 문을 닫은 군산공장 근로자에게도 평균 임금의 80%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하는 것을 보면 고정비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공장 폐쇄 결정에 따라 한국GM은 군산공장 직원 약 2000명(계약직 포함)의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생산성과 노동 경직성
 
한국 자동차 업체 생산성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이라고 한다. 한국 자동차 5개사가 자동차 1대를 생산할 때 걸리는 시간은 26.8시간이지만, 도요타는 24.1시간, GM은 23.4시간이다. 포드는 그보다 짧은 21.3시간이다.
 
노동 유연성도 떨어진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신차를 투입하거나 특정 모델의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한국GM 등 다른 업체들도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노조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에 반해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5사의 2016년 기준 평균 임금은 9213만 원으로 도요타(9104만 원), 폴크스바겐(8040만 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업체의 피해도 불가피할 듯
 
자동차 산업은 그 특성상 수많은 협력업체가 존재한다. 한국GM 군산공장은 연간 완성차 26만 대 생산 규모로 부품 조립(KD) 방식까지 감안할 경우 연간 60만 대를 생산하는 시설 규모라고 한다. 한국GM 군산공장이 직접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 수는 2000여 명이지만 1·2차 135개 협력업체 직원만 1만700명 수준이다. 군산산업단지에서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가 1만940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직접 고용만 10%, 협력업체 근로자까지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한국GM 공장과 연관돼 있는 셈이다.
 
현대·기아차의 수익도 저조
 
국내 최대의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현대차그룹 주요 7개 계열사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총 10조3984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영업이익 총액이 14조1556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6.5% 감소한 실적이다. 7개사 작년 매출은 소폭 늘었다. 전년보다 0.8% 증가한 244조9225억 원이었다. 재작년 5.8%였던 영업이익률은 4.2%로 1.6%포인트 낮아졌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10년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량이 2016년보다 6.4%(30만9015대) 줄어든 450만6527대였는데, 이를 통해 매출 96조3761억 원, 영업이익 4조5747억 원, 순이익 4조5464억 원을 냈다. 현대차 영업이익은 2016년보다 11.9% 감소한 것인데, 4조 원대로 떨어진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기아차도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2017년 매출 53조5357억 원, 영업이익 6622억 원 순이익 968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만 1.6% 늘었을 뿐 영업이익은 73.1%, 순이익은 64.9% 급감한 것이다. 3분기에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인한 충당금 손실비용 9777억 원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를 제외해도 영업이익은 1조6399억 원이었다. 2016년보다 33.4% 급감한 규모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고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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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DB
이러한 여파 때문인지 한국의 자동차 시장도 세계 시장에서 고전을 겪고 있다. 2016년 자동차 생산국 세계 5위 자리를 인도에 내줬던 한국이 작년에는 멕시코에도 따라잡혔다. 올해의 경우 멕시코에 추월당해 생산량 순위 7위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411만4913대로, 2016년(422만8509대)에 비해 2.7% 감소했다. 자동차 10대 생산국 중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한국뿐이다.
 
구체적으로 2017년 자동차 생산대수 1위는 중국으로 2901만5400대를 생산했다. 이어 미국(1118만2044대), 일본(968만4146대), 독일(605만973대), 인도(477만9849대) 순이었다. 한국이 411만4913대, 멕시코가 406만8415대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중 한국만 2016년에 비해 순위가 내려앉은 것이다(5위에서 6위).
 
한국의 자리는 인도가 차지했다. 한국과 인도와의 차이는 2016년 26만 대에서 2017년 66만 대로 커졌다. 문제는 한국이 7위인 멕시코에도 곧 뒤질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2016년 한국과 멕시코의 생산량은 62만8000대 차이였지만, 작년엔 4만6000대에 불과했다. 이대로 가면 올해는 멕시코에 자동차 생산국 6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1997년 '기아 사태'의 재판(再版)?
 
업계에서는 “1997년 기아자동차 사태와 비슷한 상황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997년 7월 15일 자금난을 겪던 기아그룹은 28개 계열사가 부도유예협약 적용을 받았다. 이는 사실상 부도와 같은 의미였다. 같은 해 9월 24일 기아자동차는 법원에 화의(和議) 신청을 내고 10월 22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기아의 몰락 이후 한국 경제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 그해 11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에 이른다.
 
기아그룹이 부도방지협약 대상기업으로 지정될 정도로 자금난에 몰린 것은, 자동차 사업 부진과 노조의 파업이 1차적인 원인이었다.  기아자동차의 수출은 1997년 들어 매월 4만 대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대수면에서 예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이윤이 적은 소형차 위주로 수출이 이뤄졌기 때문에 자금사정을 호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자동차 사업의 부진은 1996년 말 불거진 ‘노동법 개정’으로 야기된 노조의 파업 때문이었다. 노조의 파업은 내수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경영 상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이 밖에 ▲특수강 사업에 1조 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한 점 ▲소유분산, 전문경영인 체제 등 상대적으로 좋은 경영조건을 기업 경쟁력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점 등이 기아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2.13

조회 : 1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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