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1. 정치

북한이 갑자기 만경봉 92호를 보낸 이유는...

우리 정부가 만경봉 92호에 실어주는 연료는 북한 ICBM 연료와 똑같아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만경봉 92호와 만경봉호 모두 일본 제재받은 전례 있어...
⊙ 우리가 제공하는 연료는 곧장 북의 미사일 연료로 사용될 수 있어..
⊙ 만경봉호의 비밀, 러시아도 안 받아준 북한 배를 우리는 왜 쉽게 받아주나?
 

본문이미지
러시아에서 입항을 거부당한 북한 만경봉호. 사진=구글 검색 캡처

 
통일부는 6일 “만경봉 92호에 음식과 기름, 전기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2002년 아시안 게임 등 전례에 준해서 (만경봉 92호)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며, “미국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미국과 협의해 제재 대상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에서 먼저 두 가지 부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바로 ‘만경봉’이라는 배의 이름과 ‘대북제재 대상’ 부분이다.
 
북한은 과거부터 배의 위치 추적을 기만, 국적을 속이고, 배의 이름을 속이는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불법 무기 수출 등을 자행해 왔다. 이번에 북한 예술단을 태우고 동해로 입항한 만경봉 92호에는 약 150여 명이 탑승한 것으로 통일부는 추정하고 있다. 통일부조차 정확히 몇 명이 배에 탔는지는 모르며,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겠다는 식으로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예술단원의 수조차 정확히 몇 명인지 소식을 전하는 국내 매체마다 다르게 추산하고 있다. 115명, 140여 명, 150여 명 등 각기 다른 숫자가 거론되고 있다. 즉 예술단원으로 신고된 인원 중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인원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통일부가 추산한 150여 명보다 훨씬 많은 200명 이상이 탑승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 안에 직접 들어가 내부 구조 등을 면밀히 확인하지 않는 이상은 진실은 북한만 알고 있다.
 
앞서 영국의 '더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보안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 얻는 전략적 이득이 상당하다고 했다. “특히 북한 대표단에 섞여 들어오는 북한의 공작원들이 외교 및 언론 분야의 동향 등을 관측하는 데 유용할 것(Their agents have a unique opportunity to blend in and conduct surveillance in South Korea on diplomats and media from around the world they would not have if the Games were held elsewhere)”이라고 말한 바 있다.
 
먼저 북한이 배를 보낸 연유부터 분석해야 한다. 앞서 항공편의 경우 입국 시 탑승자의 수를 속이기 어렵다. 탑승객 전원이 입국장으로 들어서기 때문이다. 앞서 항공편에서 북한 측 인원 중 정체불명의 2명이 더 입국했다. 반면 해상으로 들어오는 배는 탑승객 전원이 입국장을 지나칠 우려도 없고, 배 안에 계속 머무르다가 언제든지 원할 때 입국이 가능하다. 입국 방법도 눈에 띄지 않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특수작전 등을 훈련받은 인원이라면 배 위에서 바다로 뛰어내린 뒤 다른 곳으로 입국할 수도 있다. 즉 항공편이나 육상입국 대비 해상입국은 북한의 입장에서 기만의 여지가 큰 방법인 셈이다.
 
북한에 만경봉호는 모두 2척, 만경봉 92호와 만경봉호의 차이
 
서두에 언급한 배의 이름 만경봉 92호. 북한에는 만경봉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배가 2척이 있다. 하나는 ‘만경봉 92호’이고, 다른 하나는 그냥 ‘만경봉호’다. 두 배는 모두 화물여객선으로 분류되어, 화물과 함께 인원을 태울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만경봉호와 관련된 보도나 자료 등을 보면 둘 중 어느 배를 말하는지 모른 채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 만경봉 92호를 두고 그냥 만경봉호라고 부르는 경우도 상당수다. 때로는 만경봉 92호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사진은 만경봉호를 싣고 있다.

왜 헷갈리는 걸까. 만경봉호 두 척은 이름만 유사한 것이 아니라 배의 생김새와 크기, 색상조차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두 배 모두 흰색이며, 배의 구조 등도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구분이 어렵다.
 
두 배 모두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한 전력을 가지고 있으며, 두 척 모두 제재대상에 오른 바 있다. 2003년 일본은 만경봉 92호의 입항을 일시적으로 거부하고, 안전사항 미준수 등을 이유로 제재를 가한 바 있다. 2006년에도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일본의 독자적인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만경봉호의 일본 입항을 반년간 금지시킨 바 있다. 참고로 만경봉 92호는 일본의 조총련이 돈을 모아 사들인 배로 알려져 있어 일본 정부는 집중적인 관리대상으로 분류해 놨다.
 
당시 부시 정부는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을 펼치면서, 동맹국인 일본 등이 해상에서 의심 선박에 대한 불시 검문 등을 강화하던 때다. 현재 트럼프 정부도 유사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동맹국 등은 북한 선박에 대한 불시 검문 등이 언제든지 가능한 상태다. 더군다나 국내 입항된 배에 관한 안전관리감독 등에 권한도 우리 측에 있어 정부는 입항한 만경봉 92호에 대한 안전 감독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이미 일본은 유사한 절차를 북한 배에 엄격히 시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2017년 11월부로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올라가 있어 올림픽기간 중 안보적 차원에서 불시 검문을 할 수 있다.
 
러시아, 해상에서 고립될 때까지 북한 만경봉호 입항 거부해
 
이런 이유에서 최근 만경봉호는 러시아 입항도 거부된 사례가 있다. 국제 해양소식통 등에 따르면, 만경봉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자주 방문하는 배다. 만경봉호는 지난 1월 3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 그런데 북한의 대북제재를 신경쓰던 러시아가 만경봉호의 입국을 미루면서 만경봉호가 입항하지 못한 채 장시간 해상에서 대기를 했다. 대기를 하던 중 만경봉호는 연료가 모두 소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 빠졌고,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움을 요청, 러시아 측이 소량의 기름을 제공하여 간신히 입항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대북제재 탓에 북한이 가져온 적재물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러시아에 들어간 북한 만경봉호도 앞서 일본처럼 러시아 항만관리국 등이 북한 배에 검문 등의 절차를 시행하여, 배에 선적된 화물이 가축 사료 등임을 밝혀냈다. 친북 국가로 알려진 러시아조차 북한의 배를 대북제재 때문에 적대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시점이다. 만경봉 92호가 한국으로 입항하기 약 일주일 전 러시아가 대북제재 탓에 북한 배를 안 받아줬다는 점이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만경봉 92호의 입항을 미국으로부터 그리 쉽게 허락 받아낸 것인지 의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불과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에 결정된 북한의 만경봉 92호의 입항을 우리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허락을 받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는 만경봉 92호가 제재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엄연히 일본 등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전력을 가진 배인 만경봉 92호를 한국에 입항시키기에는 그 명분이 탐탁지 않다.
 
더군다나 친북국가로 알려진 러시아조차 최근 1월 말 북한 만경봉호의 입항을 거부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연료가 고갈되어 입항을 일시적으로 허용했을 뿐, 적재물조차 러시아에 내리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불과 약 일주일 뒤인 2월 초 우리 정부는 북한에 해상항로를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열어줬는지 의문이다. 
 
본문이미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만경봉 92호에 실어주는 연료는 북한 ICBM에 들어가는 액체연료와 똑같을 수 있어

이번에 입항한 만경봉 92호는 1992년 제작되었으며, 조총련이 제작비용 전체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의 이름도 제작연도인 1992년의 92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배의 총 톤수는 약 9700t  정도로 거의 1만 톤에 육박한다. 배에 적재할 수 있는 화물의 총무게인 재화중량(dead weight)은 약 2014톤 정도다. 그런데 이 재화중량은 배에서 생활을 하기 위한 식량 등의 무게를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입항한 만경봉 92호는 2014톤보다 더 많은 약 2100톤가량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식량 등 배에서 생존을 위한 물자를 실어서 한국으로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적재가능한 화물의 양도 그만큼 증가한다. 현재 우리 정부가 각종 연료, 식량, 전기 등을 배에 제공해 주고 있는 상태다. 한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배 안에 약 2000t 이상의 물자를 실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말이다.

이 안에 무엇을 채워갈지는 의문이다. 만약 미사일 발사 등에 사용되는 등유(케로신 계열 등유, RP-1 등)를 2000t가량 가져간다면 북한 미사일의 액체연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일부분 2차 정유 등의 과정을 요할 수도 있지만 동일한 연료를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의 종류에 따라 필요로 하는 연료량은 차이가 있지만, ICBM의 경우 약 70~100t가량의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단순히 계산하자면, 2000t의 등유는 곧 20발의 북한 ICBM이다. 만약 연료 소모량이 적은 중단거리 미사일이라면 30~50발 이상의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연료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선박의 추진시 필요로 하는 연료도 일반적으로 등유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만경봉 92호의 연료가 곧 미사일 연료라는 말이다. 북한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배의 연료탱크를 이미 확장하는 작업을 해두었을 가능성도 있다. 대외적으로는 배의 연료를 채우는 것으로 보여 의심을 사지 않지만, 결국에는 미사일용 연료를 남한에서 받아가는 셈이다. 북한이 갑자기 배를 보내기로 결심한 배경으로도 보인다.

연료를 실어줄 때 우리 정부가 거리도 그리 멀지 않은 만경봉 92호에 연료를 가득 실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북제재에 민감한 시기에 정확히 제공한 연료량 등을 공개할 의무가 있는 대목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올림픽 이후 원산항이나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 가까운 항으로 돌아가 남은 연료를 회수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가령 등유가 아닌 경유 등을 제공하더라도 이러한 연료는 ICBM 운반차량, 탱크 등 군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북한은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한 우리 측 선수들에게 원산 갈마공항을 열어줬다. 그러고는 특별히 공항사용료 등은 청구하지 않겠다며, 엄청난 선처를 베푼 듯이 으스댔다. 반면 우리 정부는 육해공의 모든 길을 북한에 다 열어주고, 북에 비용을 요구하기는커녕 고급 식사 제공, 선박연료 제공 등 모든 아량을 베풀고 있다. 북한식대로 계산하면, 북한에 보낼 우리의 청구서가 북이 우리에게 보낼 청구서보다 많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북에 제공하는 모든 아량은 우리 국민의 세금에서 나왔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입력 : 2018.02.08

조회 : 4419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김동연 ‘로코모션’

dongyon@chosun.com 국제외교 및 국방, 자동차와 관련된 기사와 칼럼을 주로 쓰고 있습니다. 독자분들께 잘 알려지지 않은 뉴스를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달기 0건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