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넬백을 어깨에 걸친 현송월 단장이 박형일 통일부 국장과 인사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우리가 아무리 퍼줘도 분단 상황에서 가장 고통받는 북한 주민의 삶에는 도움이 안 된다. 식량 부족, 보건의료 미비 등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은 여전히 열악하며, 특히 영유아, 임산부 등 취약계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정은이 대북지원금을 자신을 비롯한 핵심 지도층의 배를 채우는 데 쓰기 때문이다. 김정은 이설주 부부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스위스산 모바도 시계를 커플로 차고, 자녀에게는 ‘강남 분유’로 통하는 독일산 압타밀 분유를 먹인다. 집에는 독일제 사우나를 설치했고, 미국산 전동요람을 구입했다고 한다. 심지어 키우는 개의 샴푸도 프랑스제를 사용한다.
2월 7일 오전 8시20분쯤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연안여객선터미널에 정박해 있던 만경봉 92호에서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오른쪽 어깨에 멘 검은색 핸드백이 눈길을 끌었다.
700만원대인 샤넬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현송월의 핸드백은 프랑스 샤넬사의 ‘클래식 라지 플랩백 금장 제품으로 추정된다”며 “백화점 기준 소비자가 700만원대인 제품이다”고 말했다.
같은 날 통일부는 북한이 예술단 숙소로 사용 중인 만경봉 92호에 대한 유류 지원을 요청해 왔다면서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만경봉 92호에 대한 유류 및 식자재 지원 여부를 확정했느냐’는 질문에 “(만경봉 92호) 입항 이후에 남북 간 협의과정에서 유류 지원 요청이 있었다.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유류를 지원한다면 이는 지난해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휘발유·경유 등 정유 제품의 대북 공급량을 제한하도록 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와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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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경봉 92호의 연료 탱크 기름양(추정치). /디자인=이은경. 조선 DB. |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핑계로 지원을 강행할 경우 우리는 700t 정도의 기름을 북한에 주는 게 된다. 국내 조선사와 유류공급업체 관계자들은 만경봉호 연료통에는 700~800t의 유류를 실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기름 700t은 국제사회가 허용한 대북 공급량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양이다. 우리가 지원할 경우 김정은은 기름 700t에 해당하는 돈을 본인의 명품잔치에 쓸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국민에게 쥐어짠 세금이 결론적으로 김정은 등 북한 핵심 지도층이 명품잔치 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는 셈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