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TK좌장이었던 '포스트 최경환'은 누구? : 월간조선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를 지내며 박근혜 정권의 '당·정(黨·政) 관리자'로 불렸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독대(獨對)할 수 있는 '실세 중의 실세'였다. 힘이 있는 만큼 예산도 잘 확보했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정권 당시 지역구에 방문하면 "(지역구에 예산이) 충분히 많이 가고 있다"고 자랑하곤 했다. 그는 기재부가 예산안을 짤 때부터 경산 하양역 지하철에 288억 원, 대구권 광역철도에 168억 원을 반영하는 식으로 곳곳에 ‘최경환 예산’을 넣었다. 선심성 예산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지역 입장에서는 지역 발전에 신경 쓰는 힘 있는 국회의원이었다.

최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국정원이 특활비 등 예산 축소를 막기 위해 예산 편성에 영향력이 컸던 최 의원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경제부총리 집무실에서 최 의원에게 1억 원을 직접 줬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그가 구속되면서 누가 최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 지역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을 맡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최 의원 구속 후 경산을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추가 공모 지역에 포함했다. 최 의원 측에서는 "14년 동안 당협을 꾸려온 최 의원이 구속되긴 했지만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후임 위원장이 들어선다면 지방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느냐"고 했다.

반면 새 위원장 공모에 나설 인사들은 "하루빨리 후임 위원장을 뽑아야 6·13 지방선거에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경산 당협위원장 공모에는 국회 입법공무원 출신인 이권우 한국당 중앙위원회 산업자원부 부위원장과 안병용 여의도연구원 지방자치위원장, 이덕영 하양중앙내과 대표 원장, 임승환 한국사이버대학 부총장, 이천수 경산시의원이 신청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지역 여론조사 결과 이권우 중앙위 산업자원부 부위원장과 이덕영 원장이 1, 2위로 분류돼 조직강화특위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른 후보들은 저마다 "나야말로 지역 일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있다고 한다.

이권우 부위원장은 입법고등고시를 거친 국회 1급 공무원 출신이다. 고향인 '경산' 발전을 위해 19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 최경환 의원과 맞대결을 펼쳐 15.5%를 득표했다.

이 부위원장은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은 최고 실세였던 최 의원과 공천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산 진량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부림초, 무학중, 대구 영신고, 서울대 인문대를 나왔다.

23년간 국회 예결위, 농수산위, 보건복지위, 정무위 등에서 활약한 그의 최대 장점은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다. 이 부위원장은 "국회에서 일한 풍부한 경험을 살려 경산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산'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그는 "2012년 10월에 새누리당 입당 후 한 번도 보수우파의 본령인 한국당 외에 다른 당에 기웃거린 적이 없고, 경산 외 다른 지역에 출마한 적도 없다"면서 "군림이 아닌 섬김의 자세로 고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안병용 여의도연구원 지방자치위원장은 정당 사상 최연소 중앙당 실무국장(1급 상당) 출신이다. 지난 5월 장미대선 때 자유한국당을 탈당,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때문에 경쟁자들은 그를 향해 "입맛에 따라 당적을 바꾼 '정치 철새'가 TK의 중심부의 당협위원장이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서울 은평 갑 당협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20대 총선을 앞둔 당내 경선에서 최경환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졌지만 패배했다.

안 위원장은 성남초·자인중·청구고·건국대를 졸업했다. 경산시 남산면 안심리에서 태어난 그는 "오랫동안 중앙 정치 무대에서 쌓은 풍부한 정책 경험과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산시 발전을 위한 정부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이덕영 하양중앙내과 대표 원장은 19대, 20대 국회의원 총선 때 대구·경북(TK) 지역에 출사표를 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 원장은 19대 때는 고향인 경북 영주에, 20대 때는 대구 수성 갑에 출마선언을 한 바 있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영주 봉현초, 금계중, 풍기고, 계명대 의대를 졸업했다.

이 원장은 "지난 18년간 경산 하양에서 생활하면서 지역민들을 위해 365일 문을 닫지 않고 환자들을 돌보는 등 서민들의 아픔과 어려움, 경산시의 현안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해결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임승환 한국복지사이버대학교 부총장은 "28년 동안 자유한국당 당적을 유지하면서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세단장 등을 맡아 선거를 지원해 왔다"며 "경산당협을 잘 모르는 외부 인사가 당협위원장을 맡는다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대구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최근 자유한국당 중앙연수원 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천수 경산시 의원은 누구보다 현장 경험이 뛰어나다고 주장하며 지역을 누비고 있다. 경산 압량 출신으로 현흥초·경산중·고·영남대를 졸업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