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김정은.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북한의 비핵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석이 남북의 추가 회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모멘텀(momentum)이 될 것이란 이야기다.
예비역 대령 출신 학자인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북핵의 군사적 활용 시 예상되는 북한의 핵전략 분석' 보고서에서 "우리가 다소 양보하더라도 평창올림픽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참가가 필요하고, 그에 따른 정부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이 보여준 일방적 자세와 2월 8일 열병식 예정 등을 보면 우리의 생각과 북한의 생각이 차이가 많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군사적 용도보다는 정치적 의도에 근거, 개발했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북한이 군사적으로 핵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북한은 핵능력을 강화하면서 남한 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김정은, 2017년 8월 25일 백령도에 대한 상륙작전을 지도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남반부 전역을 단숨에 깔고 앉을 수 있는 만반의 결전 준비태세를 갖춰나가겠다."(오금철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2017년 9월 6일 평양에서 개최한 수소폭탄 성공 경축 행사에서)
박 원장은 "핵무기에 의한 위협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선제적으로 한국의 주요 도시에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다.
"대량의 살상도 개의치 않는 북한은 인구밀집지역에 핵무기를 투하, 한국을 극심한 혼란과 공황상태에 빠뜨리면 큰 어려움 없이 남한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정은은 집권 후 소위 7일 전쟁 계획을 만들었는데, 핵심내용은 핵무기를 사용해 7일 만에 남한을 점령하는 것입니다."
박 원장은 "북한이 어떤 핵전략을 채택할 것인지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대응책 마련은 어렵다. 핵무기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의 핵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며 "한국은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도록 한미동맹을 대폭적으로 강화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핵폭발 시 생존을 위한 핵민방위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움직임은 놀라울 정도로 이례적이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5일 "(6·25전쟁이 끝난) 1953년 이래 대북 군사적 옵션은 여전히 남아 있고, 오늘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미 해병대 사령관은 "(북한과 전쟁이) 일어나면 힘든 전장(戰場)에서 매우 물리적이고 폭력적인 육박전이 될 것이므로 모두 정신적으로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외신들도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북한의 비핵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문재인 정부의 판단에 우려를 표시했다.
블룸버그는 18일(현지시각) ‘남북대화는 가짜 금이다(Korea’s Olympic Compromise Is Fool’s Gold)’는 제목의 사설에서 “만약 남북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공동 하키팀이 구성되는 것을 큰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말은 믿지 마라”면서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더라도 큰 그림에서 (한반도 정세에)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남북대화, 융화(화합) 지상주의는 위험하다’는 제목의 19일 자 사설에서 “북한이 대북 강경론과 화합론으로 갈린 한국 여론의 분열을 더 부추기는 것으로 강하게 느껴진다”며 “북한은 과거에도 같은 수법으로 한국을 흔들어왔다”고 꼬집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