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북한 김정은이 김정일로부터 물려받은 비자금을 거의 다 썼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의회가 설립한 '자유아시아방송'은 24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김정은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각종 범죄와 인권 유린 등으로 그러모았던 비자금을 집권 7년 동안 탕진했다. 김정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북한 노동당 39호실 간부들은 현재 ‘자금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 다음은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 내용이다.
김정은, 핵·미사일 개발과 치적 사업에 '김정일 비자금' 탕진
〈북한 내부소식에 정통한 중국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의 통 큰 씀씀이로 인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물려받은 비자금이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앞으로 김정은이 너구리 같은 북한의 간부들을 관리해 나가는 데 상당한 애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 비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 간부들을 여러 명 알고 있는데 그들이 한결같이 39호실 자금부족을 걱정하는 것을 여러 차례 들었다”면서 “북한의 고위간부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어서 간부들 속에서는 비밀이라 할 것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이 감행한 총 6번의 핵실험 중 4번을 김정은 집권기간에 실시한 것이나 김정은 집권 이후 행한 수많은 미사일 실험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자금을 탕진했을지 짐작이 가는 일 아니냐”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은 거의가 김정은의 비자금에서 나온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더구나 평양의 여명 거리와 마식령 스키장 등 각종 건설 사업은 물론 수많은 현지지도에서 김정은은 비자금을 통 크게 사용했다”며 “여기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외화 수입이 막히면서 비자금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위조지폐와 마약 제조·유통, 인권 유린과 각종 수탈로 그러모은 '김정일 비자금'
그동안 북한 노동당 39호실은 외화 마련을 위해 위조지폐와 마약을 만들어 유통했다. 북한에서 생산되는 각종 지하자원을 해외에 내다 팔았다. 송이버섯부터 고사리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특산물을 징발해 수출했다. 10만 명에 가까운 북한 근로자들을 해외로 송출해 ‘노예노동’을 시키고 임금을 강탈했다. 세계 각지에서 130여 곳에 이르는 식당을 운영하는 등의 수익사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그러모은 외화는 북한 주민이 아닌 김정은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인류 역사상 가장 조직적인 범죄와 인권 유린을 통해 조성된 비자금은 우리 국민의 생명은 물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핵·미사일 개발에 투입됐다. 김정은과 북한 고위층의 사치와 향락 생활에도 막대한 자금이 지출됐다. 한마디로 김정은에게 비자금은 없어서는 안 될 ‘독재정권 유지 수단’이란 얘기다.
김정은, 김정일보다 연간 외화 지출 규모 2배 많아
송씨에 따르면 김정일의 연간 외화 지출 규모는 3억 달러였지만, 김정은은 매해 6억 달러가 넘는 외화를 썼다. 이에 따라 김정일이 물려준 비자금은 2014년 당시에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김정은이 2014년 이후에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자금을 써댔다면, 대북제재가 더 심한 지금은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한 것처럼 ‘김정은 비자금’ 규모가 대폭 감소했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북한의 '위장 평화 공세'는 독재정권 유지 위한 대북 지원 끌어내려는 '꼼수'
이는 북한이 돌연 펼치고 있는 ‘대남 위장 평화 공세’와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은 현재 ‘평창올림픽 참가’와 자칭 ‘삼지연 관현악단’이라는 ‘문화공작원 남파’ 등을 명목으로 문재인 정부와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상기 기술 내용에 따르면 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김정은의 ‘기만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핵·미사일’ 완성에 필요한 시간과 자금을 확보하려는 '꼼수'이기도 하다. 과연 김정은의 ‘바람’은 실현될 수 있을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