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이 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생일 축하' 지하철 광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낸 ‘지하철 광고’가 논란을 빚고 있다. 한쪽에서는 ‘광고가 너무 좋다’는 찬성 반응을, 또 다른 한쪽에서는 ‘당장 내려달라’는 반대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현직 대통령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지하철에 등장한 게 처음이라는 점에서 판단을 유보한 쪽도 있다.
‘1953년 1월 24일 대한민국에 달이 뜬 날, 66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문재인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는 지난 11일부터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여의도역, 종로3가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천호역과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고속터미널역, 건대입구역, 노원역 그리고 8호선 잠실역 등 10여개 역에서 게재되고 있다. 특히 광화문역에는 벽면 통로를 따라 여러 사진을 붙여놓은 ‘와이드’ 스틸 광고와 15초 분량의 영상광고도 함께 나온다.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 ‘문라이즈데이’ 측은 “대통령을 응원하는 평범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했고 광고비도 함께 모았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광고는 2월 중순까지 게재된다고 한다. 비용은 3000여만원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운영주체인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광고를 관리·감독한다. 공사 측은 “문 대통령 생일광고 관련 민원이 2000건 넘게 접수됐는데 95% 이상이 ‘광고가 너무 좋다’는 칭찬 민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사 측에 해당 광고를 내려달라는 취지의 민원도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광고를 낸 ‘문라이즈데이’ 측도 자체 SNS를 통해 “서울메트로측에 광고를 내려달라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자 지지자들 사이에 “말도 안 된다” “돈 내고 정당하게 광고했고 남에게 해 끼치는 것도 아닌데 왜 내려달라고 하나”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하철은 시민 공기이고 지하철 광고판은 공공 정보를 소통하는 곳”이라며 “제천 화재 참사로 많은 분이 유명을 달리한 상황에서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는 적절치 않다. 인기영합정치가 언제 끝날지 우려를 금치 못한다”고 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북한에는 3만여 개 김일성 동상이 있다"면서 “김일성 주체사상의 영향이라고 본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를 어떻게 봐야할까.
우선 법적으로 해당 광고가 문제될 것은 없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비(自費)를 들여 정치적 의사표현의 일환으로 광고를 게재했다는 점에서 위법사항은 발견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보호받아야 한다.
그런데 해당 광고가 게재된 곳이 공공의 장소인 ‘지하철’이라는 대목은 따져봐야 한다. 광고를 의뢰한 쪽에서는 지하철 내 벽면을 일정 기간 동안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생일축하)을 게재할 수 있다.
광고를 ‘허가’해 준 서울교통공사 쪽에서 생각해보면 사안은 달라질 수 있다. 문 대통령 외에 또 다른 특정 정치인 지지모임이 유사한 광고를 의뢰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치인 지지 세력이 광고를 하겠다고 나설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정치평론가 서정욱 변호사의 말이다.
“홍준표 대표나 안철수 대표 팬클럽이 자발적으로 생일 축하 광고를 할 경우에도 문재인 대통령 사례처럼 허용해줘야 합니다. 안철수 대표 생일이 2월 26일인데 만약 지지자들이 생일 광고를 하겠다고 하면 똑같이 해줘야 할 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차별하느냐'고 하겠죠. 불허한다고 할 때 정당한 근거를 찾기도 쉽지 않을 거예요. 허용을 하더라도 문제는 또 발생합니다. 모든 정치인들의 생일 축하 광고가 사적(私的) 공간이 아닌 지하철이라는 공적(公的) 공간을 가득 채운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가관이 아니겠죠.”
아이돌·걸그룹 팬들이 지하철 광고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처럼 특정 정치인 지지자들의 의견광고도 문제될 게 없다는 반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광고 대상이 ‘연예인’인 것과 ‘정치인’인 것은 엄연히 다르다.
서 변호사는 “공적 공간은 아무리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어느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며 '정치적 중립성과 형평성'을 철저히 지켜야 공적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서울교통공사는 이번의 잘못된 결정을 반면교사로 삼아 추후에는 절대로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철저히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953년 1월 24일 대한민국에 달이 뜬 날, 66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문재인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는 지난 11일부터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여의도역, 종로3가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천호역과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고속터미널역, 건대입구역, 노원역 그리고 8호선 잠실역 등 10여개 역에서 게재되고 있다. 특히 광화문역에는 벽면 통로를 따라 여러 사진을 붙여놓은 ‘와이드’ 스틸 광고와 15초 분량의 영상광고도 함께 나온다.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 ‘문라이즈데이’ 측은 “대통령을 응원하는 평범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했고 광고비도 함께 모았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광고는 2월 중순까지 게재된다고 한다. 비용은 3000여만원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운영주체인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광고를 관리·감독한다. 공사 측은 “문 대통령 생일광고 관련 민원이 2000건 넘게 접수됐는데 95% 이상이 ‘광고가 너무 좋다’는 칭찬 민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사 측에 해당 광고를 내려달라는 취지의 민원도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광고를 낸 ‘문라이즈데이’ 측도 자체 SNS를 통해 “서울메트로측에 광고를 내려달라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자 지지자들 사이에 “말도 안 된다” “돈 내고 정당하게 광고했고 남에게 해 끼치는 것도 아닌데 왜 내려달라고 하나”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하철은 시민 공기이고 지하철 광고판은 공공 정보를 소통하는 곳”이라며 “제천 화재 참사로 많은 분이 유명을 달리한 상황에서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는 적절치 않다. 인기영합정치가 언제 끝날지 우려를 금치 못한다”고 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북한에는 3만여 개 김일성 동상이 있다"면서 “김일성 주체사상의 영향이라고 본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를 어떻게 봐야할까.
우선 법적으로 해당 광고가 문제될 것은 없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비(自費)를 들여 정치적 의사표현의 일환으로 광고를 게재했다는 점에서 위법사항은 발견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보호받아야 한다.
그런데 해당 광고가 게재된 곳이 공공의 장소인 ‘지하철’이라는 대목은 따져봐야 한다. 광고를 의뢰한 쪽에서는 지하철 내 벽면을 일정 기간 동안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생일축하)을 게재할 수 있다.
광고를 ‘허가’해 준 서울교통공사 쪽에서 생각해보면 사안은 달라질 수 있다. 문 대통령 외에 또 다른 특정 정치인 지지모임이 유사한 광고를 의뢰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치인 지지 세력이 광고를 하겠다고 나설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정치평론가 서정욱 변호사의 말이다.
“홍준표 대표나 안철수 대표 팬클럽이 자발적으로 생일 축하 광고를 할 경우에도 문재인 대통령 사례처럼 허용해줘야 합니다. 안철수 대표 생일이 2월 26일인데 만약 지지자들이 생일 광고를 하겠다고 하면 똑같이 해줘야 할 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차별하느냐'고 하겠죠. 불허한다고 할 때 정당한 근거를 찾기도 쉽지 않을 거예요. 허용을 하더라도 문제는 또 발생합니다. 모든 정치인들의 생일 축하 광고가 사적(私的) 공간이 아닌 지하철이라는 공적(公的) 공간을 가득 채운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가관이 아니겠죠.”
아이돌·걸그룹 팬들이 지하철 광고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처럼 특정 정치인 지지자들의 의견광고도 문제될 게 없다는 반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광고 대상이 ‘연예인’인 것과 ‘정치인’인 것은 엄연히 다르다.
서 변호사는 “공적 공간은 아무리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어느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며 '정치적 중립성과 형평성'을 철저히 지켜야 공적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서울교통공사는 이번의 잘못된 결정을 반면교사로 삼아 추후에는 절대로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철저히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