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1. 문화

“사제는 사회운동가 아냐. 교우들이 꿰뚫어 봐”

천주교 황철수 부산교구장, ‘2017 사제·부제 서품식’에서 밝혀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본문이미지
2017년 12월 29일 부산교구 남천성당에서 거행된 ‘천주교 부산교구 2017년 사제·부제 서품식’ 모습이다. 사진은 유튜브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한국천주교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바오로)는 “사제의 본질이 사회운동가가 아니며 이를 목표로 삼아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가톨릭을 믿는) 교우들이 사제의 정치 이야기를 싫어하는 것은 사제가 생각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말해 주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사제는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황철수 주교는 2017년 12월 29일 부산 주교좌 성당인 남천성당에서 열린 ‘2017년 사제·부제 서품식’에서 이 같이 말하며 “신문에 명성을 날리겠다, 대한민국 사회운동가로 더 이름을 날리겠다는 사제는, 사제의 본질에서 벗어난 행위”라고 밝혔다.
황 주교의 서품식 주례 강론이 최근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본문이미지
한국천주교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
황 주교는 또 서품을 받은 사제들에게 “물질의 탐욕과 수많은 욕망이 괴롭히고, 교회가 맡긴 직무보다 자기 생각대로 하고 싶은 욕망이 (내 안에서) 꿈틀거릴 것”이라며 “주님께서 인도해 주시기를 특별히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황 주교의 주례로 진행된 부산교구 서품식에서 모두 7명의 사제와 7명의 부제가 서품을 받았다.
다음은 황철수 교구장의 서품식 주례 강론 요약.
 
-----------------------------------
“사제여 그대는 누구인가?”
 
“저는 오늘 거행되는 사제·부제 서품식에 대한 강론준비를 하면서 임석수 바오로 신부님이 작사·작곡하신 〈사제여 그대는 누구인가〉가 불현듯 생각났습니다. 이 곡의 끝 부분은 이렇습니다.
 
사제, 그대는 아무 것도 아니며 모든 것입니다.
사제, 그대는 모든 이의 모든 것입니다.
 
노랫말은 낭만적이며 신비감을 주는 말로 끝납니다.
하지만 사제생활은 낭만적 이상향이 아닙니다. 치열한 현실 속에 있습니다.
수십 년 간 사제로 살아온 제가 “사제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한다면 “교회는 무엇인가”라는 물음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배제하고서는 결코 그 본질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사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오늘 서품식을 거행하는 남천성당(주교좌성당)은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에 신자 수가 수 천 명이 됩니다. 그러나 만약 남천성당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제외한다면 일반 사회모임과 다를 게 없습니다. 돈을 들여 건물을 관리하고 신자들은 마치 동호회처럼 친교집단으로 끝날 것입니다. “사제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압축적으로 잘 요약하신 분이 바오로 사도이십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입니다.”(갈라티아서 2, 20)
 
제가 신학생 시절, 광주가톨릭대를 다니다가 독일 신학대학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당시 독일인 원장 신부님께서 철학박사, 문학박사셨는데 제가 어떤 행사를 준비하며 그분 프로필에다 철학박사, 문학박사라는 문구를 덧붙였습니다. 그랬더니 원장 신부님께서 날카롭게 지적하셨습니다.
 
“이런 것(철학 문학박사)을 모두 빼라. 이것은 내 본질이 아니다. 내 본질은 사제다. 사제는 박사니 뭐니 하는 이름 뒤에 주렁주렁 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내 안에 그리스도를 드러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건 아무 소용이 없다. 신부의 본질은 오로지 그리스도를 얼마나 잘 드러내는가가 본질이다.”
 
저는 그 말씀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신부로서 사회운동을 할 수 있죠. 사회운동을 할 수는 있으나 ‘사회운동가’를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그 운동을 통해 그리스도를 잘 드러내면 제대로 하는 것이나, 신문에다 (자신의) 명성을 날리겠다, 대한민국 사회운동가로 더 이름을 날리겠다는 것은 본질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입니다.
제가 이런 (당부의) 말씀을 안 드려도 교우님들(신자)이 꿰뚫어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론대에서 정치 이야기 하는 것을 교우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거예요. 그것은 정치가 나빠서가 아니라 (사제의) 본질,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정치를 통해서 어떻게 그리스도를 드러낼 수 있느냐 하는, 그리스도를 말해 달라 이거죠. 그러니까 어떤 경우에는 저도 그렇고 우리 신부님들도 그렇고 대개 이 점을 혼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제,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도 제대로 저희들에게 한 말씀하셨습니다. 사제는 특별히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사제는 무엇을 버리고 어떤 십자가를 지는 것인가.
그것을 또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제가 성목요일 성유축성 미사 때 그 바쁜 신부님들 모두 모아놓고 드린 말씀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를 본 받아 자신의 욕망을 버리고, 물질에 대한 탐욕을 버리고, 맡은 바 거룩한 직무의 십자가를 충실히 지겠습니까.”

여기에 “사제는 누구인가”라는 답, “사제가 무엇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답, “사제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본문이미지
구랍 12월 29일 황철수 부산교구장 주례로 진행된 부산교구 사제·부제 서품식에서 모두 7명의 사제와 7명의 부제가 서품을 받았다.
 
 
오늘 서품 받는 부제님들, 이미 사제로 서품 받은 저를 비롯한 모든 신부님들이 우리의 신원과 관련한 질문을 마음에 새기고 자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서품 받는 부제님들, ‘나는 돈도 없고, 물질에 대한 탐욕과 상관없다. 신부되는 것 외에 욕망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신부가 되고 나면 수많은 욕망이 찾아올 것입니다. 수많은 물질에 (대한) 탐욕이 자기를 괴롭힐 것입니다. 교회가 맡긴 직무만 충실히 해도 십자가를 잘 지는 것입니다. 사제의 본질에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는 이 직무가 굉장히 하기 싫고 힘들며, 자기 생각대로 하고 싶은 욕망이 엄청나게 꿈틀거릴 것입니다. 잘 안 될 겁니다. 그래서 주님의 도우심을 청하며 늘 주님께서 여러분들을 인도해 주시기를 특별히 기원합니다.”

입력 : 2018.01.08

조회 : 6571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김태완 ‘Stand Up Daddy’

kimchi@chosun.com
댓글달기 3건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 프란치스코 (2018-03-06)   

    부산 교구장님께서 바른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을 이겼다

    신부님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박혜연 (2018-01-22)   

    유럽권에서도 사회운동가를 자처한 사제들 수두룩한데....!!!! ㅡㅡ

  • ㄲㄲ (2018-01-14)   

    부산교구에 여자한테 빠져사는 신학생, 사제 모조리 찾아서 해임시키시오! 심각합니다 정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