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경. 사진=뉴시스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의 2016년 연간 이용객은 5776만 명으로 적정 인원(5400만 명)을 넘어섰다. 연휴나 휴가철이 되면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인파로 인천국제공항은 장사진을 이뤘다.
오는 1월 18일부터 이런 진풍경은 사라질지 모른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이 개항하기 때문이다. 연면적 38만7000㎡ 규모의 T2는 공항터미널(T1)과 별도로 지어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9년 T2 공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인력 510만 명, 장비 87만 대, 공사비 4조9303억 원을 투입했다. T2 개장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T2 확장 프로젝트에 착수하는데,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23년 인천국제공항의 여객처리 능력은 연간 1억 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 규모의 국제공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T2 안에는 자체 출국장, 입국장, 보안검색장 등이 갖춰져 있다. 이름만 터미널일 뿐, 또 하나의 공항이라 할 만하다. T2는 규모뿐 아니라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T2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스마트(smart)’”라고 말했다. 출입국과 보안검색 등에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크게 높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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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탑승권과 수하물 태그를 출력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
그동안 공항에서 출국 수속 지연의 ‘주범’으로 꼽히는 것이 발권 카운터였다. 대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탑승 수속이 평균 3분30초가 걸렸지만, 셀프체크인 등을 통해 간소화하면 30~45초에 끝낼 수 있다는 게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T2에는 키오스크 62대가 설치돼 있다고 한다. 이용객 100만 명당 3.4대꼴로, T1(1.7개)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셀프 백 드롭 장비는 T2에만 40대가 배치돼 이용객들의 편의를 극대화했다.
비행기 탑승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보안검색은 원형 전신 스캐너가 담당한다. 이 시설은 국내 공항 최초다. 이용객이 해당 기계에 들어가 서면 촬영 장비가 빠른 속도로 360도 회전하며 신체를 검색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금속탐지기로는 찾아낼 수 없는 비금속류 폭발물까지 확인 가능하다. 따라서 T2에서는 보안요원의 몸수색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출입국심사대의 승객 확인 장비도 개선됐다. T2에서는 자연스럽게 심사대를 통과하기만 해도 카메라가 승객 얼굴과 전자여권에 있는 사진을 비교해 일치 여부를 판단한다. 이른바 워크 스루(WALK THROUGH)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첨단 시스템이라고 한다. T2에는 수하물 고속처리 시스템이 설치되었다. 현재 T1의 수하물 처리 능력은 시간당 600개 수준인데, T2는 시간당 900개 수준으로 빨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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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여객터미널 전자세관신고시스템. 사진=대한항공 |
T2의 개항으로 외국 항공사들이 인천국제공항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에 본사를 둔 델타항공은 T2 개항에 맞춰 아시아 허브(hub) 공항을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에서 한국 인천국제공항으로 바꾸기로 했다. 세계 항공 동맹체인 ‘스카이팀’ 제휴사 대한항공과 2017년 6월 ‘조인트벤처’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나리타-괌 노선 폐지 방침도 밝혔다.
T2는 허브 공항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지어졌다. 환승카운터와 환승보안검색대를 가까이 배치한 이른바 ‘환승 클러스터’를 마련해 환승 연계성을 높였다고 한다. 환승객만 진입하는 전용게이트를 설치해 공항 내 동선의 혼란을 줄인 것이다.
이 밖에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친환경 기술을 도입해 이용객들이 기존의 공항에서 느끼지 못했던 만족감을 T2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강조하고 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