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생이 공무원 시험에 뛰어드는 데는 낮은 진입장벽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2009년 이후 공무원 시험 응시 연령 제한이 없어졌다. 일러스트=조선DB
지난 11월 수능을 치른 여고생 A양. 그녀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능을 못 봐서 재수를 할까 고민했었는데 부모님과 상의해 공무원 학원에 다니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3 학생이 대학 대신 공무원 학원에 가겠다고 한 것이다.
요즘 서울 노량진 공무원 취업학원에는 고교생들이 종종 눈에 띈다. 공무원과 고딩을 합쳐 ‘공딩족’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공딩족은 ‘공무원을 준비하는 고교생’을 뜻한다.
고교생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여고생 A양의 말은 이렇다.
"사촌 언니들을 보니 좋은 대학에 가도 결국 돌고 돌아 공무원 학원으로 돌아오더군요. 되기만 하면 남들보다 4년 빨리 꿈을 이루는 셈이죠.“
특성화고에 다니는 B군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에 가지 않고 현장에 취업해도 군대를 다녀오면 다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며 “제대해도 여전히 내 책상이 남아 있는 게 공무원의 매력"이라고 했다. '어떤 공직자가 되고 싶냐'고 물었더니 그는 한참을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
"꼭 답해야 하나요? 빨리 돈도 벌 수 있고 부모님도 좋아하니까요. 일단 붙고 나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요?”
특성화고에 다니는 B군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에 가지 않고 현장에 취업해도 군대를 다녀오면 다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며 “제대해도 여전히 내 책상이 남아 있는 게 공무원의 매력"이라고 했다. '어떤 공직자가 되고 싶냐'고 물었더니 그는 한참을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
"꼭 답해야 하나요? 빨리 돈도 벌 수 있고 부모님도 좋아하니까요. 일단 붙고 나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요?”
요컨대 고교생이 대학을 보류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첫 번째 이유는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렵고,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현실에서 가장 좋은 직장이 바로 정년 보장되는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고교생이 공무원 시험에 뛰어드는 데는 낮은 진입장벽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2009년 이후 공무원 시험 응시 연령 제한이 없어졌고, 2013년부터는 수학·과학·사회 등이 9급 공채 필기시험 과목이 됐다.
지난해 9급 국가공무원 공개채용 시험에서 18~19세 응시자는 3156명. 수치는 점점 느는 추세다. 공무원학원 '에듀윌'에 따르면 인터넷 강의를 듣는 10대 수험생 비율은 1월 기준 2015년 10%에서 지난해 22%, 올해 32%로 꾸준히 늘었다.
수능이 끝난 요즘이 특히 대목이라고 한다. 일부 학원은 방과 후 수업을 시작하는 과정도 개설하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원래 대학생들을 상대로 겨울방학 단기 특강을 개설했는데 의외로 수능을 갓 치른 학생들이 많이 등록했다"며 "학생 상담보다는 부모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월간조선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