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국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강사 이메일에 몰래 접속해 기말고사 시험지 파일을 외부로 유출해 수강생 전원이 재시험을 치르는 일이 발생했다.
17일 동국대에 따르면 이 학교 화공생물공학과 ‘종합설계’ 수강생들은 지난 6일 기말고사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수업을 담당하는 A 교수가 시험 다음날인 7일 오후 늦게 수강생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시험지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돼 13일 재시험을 보겠다”고 공지했다. 앞서 한 학생으로부터 “지난주 공용 인쇄실에서 종합설계 기말고사 문제지를 인쇄하는 사람을 봤다”는 제보가 들어와 전체 교수 회의를 거쳐 재시험이 결정된 것이다.
시험지를 유출한 이는 해당 수업을 듣는 4학년 남학생 B씨로 확인됐다. 그는 학교 전산원이 교수·강사 이메일 해킹 여부 조사에 착수하고, 교내에 관련 대자보까지 붙자 학교 측에 자수했다. 종합설계 과목은 A교수가 총괄만 하고 강사 3명이 분야를 나눠 가르치는 팀 티칭(team teaching) 과목이다.
문제 유출자인 B씨는 문제를 출제한 이 수업의 강사 C씨와 이전부터 친분이 있어 C씨의 이메일 비밀번호를 알고 지낼 정도였다고 한다. 기말고사를 앞둔 B씨는 C씨 이메일에 ‘혹시나’하고 접속했다가 시험지 파일을 발견하고, 이를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담았다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B 씨는 “다른 학생에게 넘기진 않았고 혼자 봤다”는 요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B씨에 대한) 정식 조사를 진행해 규정에 맞게 징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간조선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