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메일 계정·가족 고향까지? 더 까다로워진 美 여행길

미국 여행업계 “수백만 여행객들 옮겨가 소비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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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스크린.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로 입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심사 강화 방안을 추진하자, 미국 여행업계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에서는 고환율로 이미 미국 여행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입국 절차까지 까다로워질 경우 심리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여행협회는 15(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통해 입국하는 여행객들의 소셜미디어 이력을 확보하겠다는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최근 발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여행업계는 심사 강화가 외국인 방문객 감소로 이어질 경우 미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수백만 명의 여행객이 여행지와 소비처를 다른 나라로 돌릴 수 있다면서 이는 수십억 달러의 소비가 빠져나가는 결과로 이어져 미국을 더 취약하게 만들 뿐이라고 했다.

 

ESTA 제도는 한국과 유럽 주요국을 포함한 42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별도의 비자 없이 출장·관광·경유 목적에 한해 최대 90일간 미국 체류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28일부터 시행되는 심사 강화 방안에 따라 입국 희망자는 최근 5년간의 소셜미디어 기록은 물론, 지난 10년간 사용한 이메일 계정과 이름·생년월일·주소 등 개인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가족의 고향 정보까지 요구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 120일 서명한 행정명령의 연장선이다. 당시 행정명령에는 외국인 입국자를 최고 수준으로 심사하고 선별하라는 지침이 담겼다.

 

앞서 미 국무부는 최근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 신청자와 동반 가족의 모든 소셜미디어 계정을 공개로 설정하도록 의무화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입국 심사 강화가 내년 북중미 월드컵 개최를 앞둔 여행업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월드컵이 전 세계 축구팬을 끌어들이며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위축된 관광 산업을 회복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하지만 잇따른 규제 강화가 이 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도 미국 여행 수요 위축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율 상승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입국 심사 절차까지 강화될 경우 체감 장벽이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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