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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강간미수범도 '화학적 거세(去勢)' 법률안 국회 본회의 통과... 화학적 거세란 무엇인가?

국내에서는 주로 '고종석 사건' 등 아동 성범죄자들에게 시행... 남성 호르몬 고갈돼 실질적 거세 작용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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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DB
강간미수범도 화학적으로 거세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화학적 거세의 의미와 방법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강간미수범의 화학적 거세 방안을 담은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화학적 거세 치료법은 16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 대상으로 2011년 처음 시작됐다. 그러다 이제는 강간미수범도 화학적 거세를 받는 법안이 통과된 것이다. 해당 개정안은 '성충동 약물치료' 대상 범죄에 현재까지 포함되지 않았던 강도강간 미수죄, 아동 및 청소년 강간죄 등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당초 정부가 제출한 법안에는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 소위 '몰카범'의 경우도 약물치료 대상으로 포함됐지만,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제외됐다.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화학적 거세란 성범죄자의 성욕과 재범을 억제시키기 위해 약물을 주입하는 제도다. 주기적으로 주사를 놓거나 알약을 복용시켜 남성 호르몬 생성을 억제, 성욕을 감퇴시키는 방법이다. 정확한 명칭은 '성충동 약물치료'로, 외과적 수술을 통한 남성의 고환을 축출하는 물리적 거세와 구별된다.
 
약물치료 기한의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 및 감정을 받은 뒤 검찰이 법원에 최장 15년까지 치료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 현재 화학적 거세를 결정하는 권한은 법원과 법무부 치료감호심의위원회 등이 갖고 있다.
 
화학적 거세에 사용되는 약물은?
 
화학적 거세 대상이 된 범죄자는 석방 전 2개월 안에 약물을 투여하고 석방 후에도 주기적으로 약물치료에 응해야 한다. 3달 주기로 주사와 알약으로 약물이 투여된다.
 
투여되는 약물의 종류는 루크린 등 성샘자극호르몬 길항제(GnRH Agonist)를 중심으로 여성 호르몬(MPA) 등이 사용된다. 길항제 등 해당 약물은 뇌하수체에 작용,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감소시킨다.
 
지속적으로 투약될 시 남성 호르몬이 모두 고갈돼 실질적 거세가 이뤄진다. 비용은 1인당 연간 500만 원 선으로 국가가 부담한다.
 
화학적 거세의 국내 사례는?
  
국내 첫 화학적 거세 판결 사례는 2013년 당시 아동 추행 혐의로 기소된 21세의 강모씨였다. 그해 4월 19일 재판부는 강씨에게 징역 3년 4개월 및 성충동 약물치료 1년 명령을 확정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6년,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 피해자 접근금지, 치료감호, 아동시설 출입금지 등도 내렸다. 국내 최초였던 당시 화학적 거세 확정 판결은 피고인 강씨와 검찰 모두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이뤄졌다.
 
강씨는 2009년 8월 15일과 2012년 8월 25일 광주의 한 원룸 주차장 등지에서 남자 어린이(2009년 당시 만 8세)를 두 차례 강제추행했다. 2009년에 추행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3년 뒤에도 비슷한 범행을 했던 것이다.
 
그 이전에도 강씨는 2008년 10월 다른 아동 대상 성범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다 2012년 7월에도 같은 죄명으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에서 그해 8월 재범한 것이었다.
 
이후 '전남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의 범죄자 고종석에게도 화학적 거세 확정 판결이 내려졌다. 2014년 1월 대법원은 고종석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성충동 약물치료 확정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고씨가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범행했고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며 "범행 이전부터 성도착증세는 물론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보여온 점을 고려할 때 복역 도중 성도착증세가 완화되길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고종석은 2012년 8월 30일 오전 1시30분경 전남 나주의 한 주택에서 잠자던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당시 8세)를 이불에 싼 채로 납치해 인근 영산대교 밑에서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에 대법원 1부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강간 등 살인)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영리약취·유인)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씨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원심과 동일하게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과 성충동 약물치료 5년, 전자발찌 부착 30년도 함께 명했다.
 
한편 공식 법안 제정 이전인 2010년 8월에도 국내에서는 화학적 거세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만 18세의 성도착증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의료계에 따르면 이 남성은 고등학생 시절이던 2009년부터 학교생활 부적응과 신체 왜곡망상, 하루 3~4차례의 자위행위, 여성의 가슴을 만지고 도망치는 등의 충동적 성행위 등의 문제행동이 이어져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그해 10월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은 해당 남성은 당시 성도착증과 충동조절장애 진단을 받았고, 20일에 걸친 입원기간에 심리치료 및 약물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퇴원 후에도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당시 의료진과 부모는 해당 남성의 성도착증이 지속될 경우 범법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화학적 거세를 위해 항남성호르몬제(GnRH)를 투여하고, 심리치료를 병행했다고 한다.
 
화학적 거세의 해외 사례는?
 
화학적 거세를 시행하는 외국은 미국 8개 주, 독일, 체코,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등이 있다. 이 중 여러 국가가 물리적 거세도 함께 시행했다.
 
덴마크의 경우 1929년부터 물리적 거세를 시행했고 1973년에 이르러 화학적 거세를 병행하게 됐다. 체코는 1998년부터 10년간 90여 명에게 물리적 거세 명령을 내렸다. 독일의 경우 1969년부터 의사의 진단과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면 본인 동의를 거쳐 25세 이상 성인에 한해 적용하는 물리적 거세를 도입했다. 이듬해부터 제한적 화학적 거세를 시행했다.
 
미국의 경우 1996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처음 화학적 거세를 도입, 2013년 당시 기준으로 10여 개 주에서 시행됐다. 2010년부터 화학적 거세를 도입한 폴란드는 범죄자 본인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강제 시행된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7.12.02

조회 : 1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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