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의 기억이 깃든 경복궁에서 새로운 감각의 전시가 열린다. 2025년 7월 2일부터 7일까지 국가유산진흥원과 국가유산채널이 주최하는 야외 전시 《경복궁 생각》이다. 이번 전시는 궁궐을 단순히 ‘보는 유산’이 아니라, ‘생각하는 유산’으로 전환시키는 실험적인 문화 프로젝트다.

 경복궁이 전시장이 되고, 전통이 현대 언어로 해석되는 이 전시는, 유튜브 기준 175만 구독자를 보유한 공공 플랫폼 ‘국가유산채널’이 처음 시도하는 오프라인 전시다.  ‘국가유산채널’은 유튜브 채널(youtube.com/koreanheritage)과 누리집(www.k-heritage.tv)으로 국가유산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보급하고 있다. 

 디지털 세대에게 유산을 전하기 위한 영상 콘텐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공간 전체를 서사화한 이 프로젝트는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기획됐다.

 조선의 기억이 깃든 다섯 곳, 그리고 다섯 개의 ‘동심원’

 전시는 궁궐 내 다섯 개의 핵심 공간—영제교, 근정전, 경회루, 향원정, 교태전—에 설치된 ‘동심원(同心圓)’이라는 조형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원형 구조물은 조선 창살 문양을 형상화한 동시에, 공간의 정서와 철학을 시각적으로 해석한 장치다.

 영제교의 동심원은 궁의 시작이자 자연으로의 연결, 근정전은 권위와 예법, 경회루는 연회와 외교의 장소, 향원정은 도시 속의 고요한 사유 공간, 교태전은 생명의 탄생과 여성적 세계를 상징한다.

 공간별 동심원은 단순한 미적 구조물이 아니다. 각 조형은 공간의 역사적 층위와 감정적 기운을 담고 있으며, 관람객은 이를 통해 조선 궁궐을 새로운 언어로 감각하게 된다.

 이 전시의 총감독은 창의적 공간 기획으로 주목받는 최인선 아트디렉터가 맡았으며, 전시 전반은 디자인 크루 아워레이보(Our Labour)가 기획했다.

 전시에는 특별한 음성이 동행한다. K-팝 그룹 슈퍼주니어의 예성이 오디오가이드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미술과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예성은 “오래된 공간에 새로운 감정을 더하는 일이 매혹적이었다”고 말했다. 관람객은 QR코드를 통해 예성의 해설을 들으며 경복궁을 따라 걷게 된다.

 생과방 전각 내부에서는 국가유산채널이 제작한 대표 콘텐츠들이 상영된다. 발굴 스토리, 무형문화재 ASMR, 판소리 콘텐츠 등 지금껏 온라인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영상들이 이 공간에서 비로소 ‘현장’의 공기와 함께 경험된다.

《경복궁 생각》은 단지 조형물 전시가 아니다. 국가유산을 ‘경험’하는 새로운 방법론이자, 유산과 예술의 융합 실험이다. 이를 통해 전통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사유하는 살아있는 감각으로 우리 앞에 선다. 입장객은 별도 예약 없이 경복궁 입장료만으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