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정부수립 70주년'(2018년) 관련 예산은 편성하지 않은 반면, '임시정부수립 100주년'(2019년) 예산은 50억 원을 배정한 사실이 알려졌다.

2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날 김도읍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기획재정부 등 관련 예산을 모두 뒤져봤지만 내년 7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 예산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시정부 100주년에는 2년 전부터 수십 억 예산을 투입하면서 정부수립 70주년 예산은 하나도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아가 김 의원은 "정부수립 70주년을 폄훼하고 임시정부를 부각시키는 좌편향 예산 편성"이라며 "국론을 분열시킬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정부가 내놓은 임시정부 100주년 예산을 심사하면서 "건국 시점 논쟁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이 예산을 통과시키려면 정부수립 70주년 예산과 형평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 예결위 관계자는 "그 뒤 '정부수립 70주년 예산'을 찾아봤는데 한 푼도 편성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정부가 '건국 시점을 임시정부 수립으로 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했었다. 정부는 임정수립 100주년 예산을 통해 내년부터 기념사업 위원 100명을 선정할 방침이다.

1948년인가, 1919년인가 하는 이른바 건국 시점 논쟁은 이미 여러 차례 불거진 적이 있다. 한편 이와 관련 지난 8월 15일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류 위원장은 "국가라는 게 성립하려면 정치학 교과서에 나오듯 국민, 영토, 주권이 있어야 한다"며 "그 기준에서 1948년 건국은 자명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류 위원장은 "1919년 상해임시정부는 1948년 건국을 이룰 정신적 출발점이었다"며 "헌법 전문에서 나오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다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