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 패배 후 정계 은퇴와 탈당을 선언하고 하와이로 간 홍준표 전 시장을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시키려 했지만 홍 전 시장이 거부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준표 경선캠프에 비서실장으로 참여했던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오는 18일 홍 전 시장이 머무르는 하와이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김문수 후보가 "직접 만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해달라"며 특사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홍 전 시장은 "오지 마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시장은 페이스북에 자신이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를 게시했다. "오지 말라고 했다, 문수형은 안타깝지만 그 당은 이미 탈당했다"는 내용이다. 합류 거절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탈당 후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날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합류 거절 의사를 밝힌 이날도 “국민의힘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른다”며 “대선이 끝나면 한국 정통 보수주의는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6년 4월 서울시장 경선 때 비로소 이 당의 실체를 알았다”며 “일하는 놈 따로 있고 자리 챙기는 놈 따로 있는 그런 당이라고 그때 알았다. 결국 그런 속성이 있는 당이란 걸 알고도 혼자 속앓이하면서 지낸 세월이 20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이 끝나면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는 기존 판을 갈아엎고 새 판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 기득권층 대변자였던 토리당이 몰락하고 보수당이 새롭게 등장했듯이 판이 바뀌지 않고는 더 이상 한국 보수진영은 살아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