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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항공사(FSC) 소속 현직 기장이 한국의 저비용 항공사(LCC)에 대해 ‘대형 항공사만큼 안전하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남겼다. 해당 기장 A씨는 “1년 반 동안 LCC에 파견 근무를 해봤다”고 말문을 열며 “LCC와 FSC(대형 항공사)를 다 경험해봤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지인들이 LCC에서 근무한다”며 “단언한다. 대한민국에서 안전 문제에 있어서 FSC와 LCC는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 욕을 많이 하지만, 그 국토교통부 공무원들 덕분에 세계 상위권의 안전 기준을 유지하고 충족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참사에 이어 1월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도 에어부산 여객기가 이륙 전 화재로 승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일어나 저비용 항공사 이용을 꺼리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무안공항 사고도 김해공항 사고도 그들(관련 종사자들)은 그들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FSC와 LCC의 차이점은 서비스뿐”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를 비교하는 기준에 대해 A씨는 “체크인 시 무료로 기내 반입 가능한 수화의 크기와 무게, 위탁 수하물의 크기와 무게, 수수료 부과가 없는 일정 변경 또는 취소의 융통성, 기내에서 제공되는 각종 서비스, 좌석 폭과 간격, 천재지변이나 정비 문제로 인한 지연 및 결항 시 대체 항공편 투입의 신속성, 결항 시 타 항공사로의 endorse(연맹 항공사 항공편 제공) 등이 차이가 날 뿐”이라고 설명했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대개 보잉사(社)의 B737 시리즈와 에어버스사(社)의 A320 시리즈를 주력 기종(機種)으로 삼는다. 해당 기종들은 국내 대형 항공사도 운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도 B777과 A330 등 광동체(廣胴體‧통로가 2개 이상인 대형 기종) 여객기들을 운항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A씨도 “LCC가 운용하는 동일한 기종의 여객기를 FSC도 운용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저비용 항공사들의 보유 기종 노후화를 지적한다. 이에 A씨는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의) 기령(機齡)을 살펴보면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LCC 비행기라서 더 낡았고, FSC라서 더 새 비행기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DEFER(정비 이월) 기간이 다소 차이날 수는 있지만, 감항성(堪航性‧항공기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비행할 가능성)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A씨는 “물론 AVOD(좌석에 달린 모니터), 기내 인터넷, HUD(계기 편의 장치), SATCOM(위성 통신) 등 빠지는 옵션의 차이는 있다”면서도 “이 또한 구매한 항공권 가격의 차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후 변화로 인해 난기류가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A씨는 “LCC 비행기라서 더 흔들리고, FSC 비행기라서 덜 흔들리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A씨는 “의도치 않은 일정 변경을 최소화하고 좀 더 편안하게 여행을 하면서 좀 더 많은 서비스를 받고 싶으면 FSC를 선택하면 되고, 가격 요소가 최우선 고려 사항이고 일정 변동에 큰 문제가 없으며 서비스에는 그다지 무게를 두지 않는다면 LCC를 타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연달아 사고가 났다고 해서 우리나라 LCC를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며 “현재 우리나라 LCC들은 안전 문제에 있어서 괜찮다고 말씀드린다. 비행 자체가 두려우면 어쩔 수 없지만, LCC라서 두렵다면 그건 기우(杞憂)”라고 덧붙였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