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23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3년 만에 아이들 얼굴 봐..."초현실적"

일시 석방 기간 중 본지 이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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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4일 이란 테헤란의 모처에서 촬영된 나르게스 모하마디의 모습. 모하마디 측은 그녀의 안전을 이유로 자세한 사진 촬영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사진=나르게스 모하마디

2023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지난해 12월 4일(현지시각) 3주간 형집행이 정지되며 일시 석방된 가운데, 지난 16~18일 《월간조선》과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하마디는 지난해 11월 오른쪽 다리 아랫부분의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해당 부위에서 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술을 받은 모하마디는 곧장 에빈 교도소로 복귀해 수감 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러던 지난달 4일 이란 당국은 모하마디를 3주간 일시 석방한다고 밝혔다. 모하마디는 크리스마스인 지난달 25일 교도소로 돌아가야 했지만, 복귀를 거부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모하마디 측은 "항의와 저항의 일환"이라며 "이란 사법 시스템의 정당성을 계속 거부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28일 모하마디 측 변호사는 이란 법의학기구에 의료 기관의 소견을 제출하며 형집행 정지 기간을 3개월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사흘 뒤인 31일 법의학기구는 이를 승인했다. 현재 모하마디는 검찰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모하마디는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은 감옥 안에 있는 나를 침묵시키려 했지만 나는 침묵하지 않았다"며 "앞으로의 길은 어렵겠지만, 희망과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모하마디와의 일문일답.

 

"난 침묵하지 않았다"

-수술 직후 교도소로 복귀했는데, 건강 상태는 어떤가.

"수술을 받은 직후 22일간 교도소에 머물렀다. 이 기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회복을 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감 기간에도 궐석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2001년 이후 총 13번 체포됐다. 지금까지 9번의 재판을 받았고, 기소될 사건도 몇 건 남아 있다. 5번의 재판은 내가 교도소에 있는 동안 진행됐다. 이란 정권은 내 권리를 박탈하고, 인권 기구와 내가 참여했던 비정부 기구를 폐쇄했다. 교도소에 갇혀 있는 나를 침묵시키려 했다. 하지만 난 침묵하지 않았다."


그는 2001년 이후 총 13차례 체포되며 투옥과 석방을 반복했다. 2021년 반정부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열린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된 뒤 현재까지 이란 수도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총 36년의 징역형과 145대의 태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사형제 폐지 운동 및 히잡 강제 착용 폐지 운동 참여, 교도소 내 고문과 탄압을 외부로 알린 것 등에 대해 유죄가 선고됐다.


-감옥 안에서도 이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감옥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 때문에 5번의 추가 유죄 판결과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 투쟁을 계속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길은 어렵겠지만, 희망과 생명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저항과 투쟁을 계속할 생각이다."

 

"아이들, 많은 것 억눌려와"

-일시 석방 이후 프랑스로 망명한 아이들과 통화했나? 지난 2015년을 끝으로 아이들과 실제 만나지 못한 걸로 안다. 영상 통화를 했다고 하는데 오랜만에 아이들 얼굴을 보니 어떻던가.

"키아나(딸)와 알리(아들)을 다시 봤을 때 기쁨과 경외감에 휩싸였다. 긴 세월 동안 떨어져 있다가 대화를 나누니 초현실적(surreal)으로 느껴졌다. 아이들이 이렇게 컸다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아이들은 여덟살 무렵 엄마가 체포되는 걸 보며 고통을 견뎌왔다. 이제 이 아이들은 여성, 생명, 자유를 위한 투쟁에 관해 이야기한다. 수년간의 별거, 엄마의 부재, 어려운 망명 생활에도 이란 국민의 투쟁과 굳건히 묶여 있었다는 희망이 보였다." 


-오랜만에 엄마를 본 아이들 반응은 어떻던가.

키아나는 충격에 빠진 채 어떻게 우리가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물었다. 알리는 나르게스 재단 기자회견 도중 내가 일시석방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이들의 강인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니 우리가 잃어버린 세월이 자부심으로 다가왔다. 한편으론 슬픔도 느껴졌다.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을 억눌러왔다고 느낀다."

 

"교도소 사무실 밖에서 폭행 당해"

-교도소에서 나오고 나서 어떻게 지내고 있나.

"매일 손님이 집으로 찾아온다. 세계 각국의 정치인, 시민 운동가들이다. 서로 용기와 결단력을 북돋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하마디는 일시석방 기간 국제 인권 단체와 외신과 접촉하며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달 18일 미국 CNN과 인터뷰하며 “감옥 벽도, 이 모든 유죄 판결도 나를 막을 수는 없다”며 "민주주의를 얻을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수감 생활 중 목격하거나 경험한 당국의 인권 탄압 행위가 있었다면.

"2019년 12월 22일에 일어난 일이다. '피의 11월 운동(유류비 인상 조치로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 운동)' 당시 발생한 대량 학살 사건에 맞서 교도소 안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동료 수감자 4명과 함께 교도소 사무실로 찾아가 항의했다. 교도소 당국은 나를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 폭행했다. 폭력적으로 나를 붙잡고 내 몸의 모든 곳을 만졌다. 옷이 찢어지고 머리에 쓴 스카프가 망가졌다. 마치 사냥감처럼 나를 공격했다."

 

"매일 거리 곳곳에서 시위와 농성 목격"

-이란이 진정한 민주 국가로 발돋움하기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인권은 민주주의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우리는 인권 향상을 위해, 국제 사회의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강력한 민간 조직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유엔과 국제 인권 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민주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이란인들은 민주주의, 자유, 억압, 차별, 빈곤, 부패에 맞서 싸우는 데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내 의무는 국민과 함께 서서 우리의 발전과 번영,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란 어린이들은 빈곤으로 교육받지 못하고 있다. 빈곤율과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민 생활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우려스럽다. 매일 우리는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단체의 시위와 농성을 목격하고 있다. 나는 국민과 함께 이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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