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수사처 출두를 위해 관저를 나서던 윤석열 대통령이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간 이유는 뭘까. 오늘(15일) 오전 10시 33분경 윤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수사처의 체포 영장이 집행됐다. 새벽 4시경부터 공수처·경찰의 체포 작전이 진행됐고, 관저 정문 부근에서 국민의힘 의원·당협위원장·보좌진들이 경찰과 대치했다. 윤 대통령과 출두 직전 만난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마지막 모습을 재구성했다.

 오전 10시 경 경찰과 공수처 직원들이 1·2·3차 저지선을 뚫고 진입하자 윤 대통령은 출두를 위한 준비를 했다. 정장을 입고 휴대전화로 국민들에게 보내는 담화를 촬영했고, 자필 편지를 챙겨놨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 현역 의원 15명을 만났다. 윤상현, 나경원 의원 등이었다.

 이들과 인사를 나누던 윤 대통령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관저 앞에 와있다는 걸 알았고, 이들과의 만남을 청했다. 관저 안에 진입해있던 원외 당협위원장 12명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울음을 터트린 원외 위원장도 있었다. 윤 대통령에게 큰 절을 한 이도 있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코트를 입지 않고 있었다. 한 당협 위원장이 ‘날씨가 추우니 코트를 입으시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괜찮다’고 답했다.

 김건희 여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 여사는 새벽부터 반실신 상태였다고 한다. 침실에서 한발자국도 나오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김 여사를 보좌하는 부속실 직원들 중엔 울고 있는 이도 있었다. 출두를 위해 건물을 나서던 윤 대통령은 다시 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침실에 누워 있는 김건희 여사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곤 공수처로 길을 떠났다. 

글=하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