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3분경 제주항공 2216편이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출발해 대한민국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으로 착륙 도중 불명의 이유로 랜딩 기어를 내리지 못해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하여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철근 콘크리트 소재의 둔덕을 들이받고 기체가 폭발했다. 

해당 사고는 탑승자 181명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하는 비극적 사고로 기록됐다. 이후 각 언론사 및 정부 보도자료에서 해당 사고를 명명(命名)하는 과정에서 '제주항공참사' '무안공항사고' '제주항공 무안공항 사고'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일부 X(구 트위터) 네티즌은 "이건 사고는 제주항공사 잘못인데 항공사는 왜 '무안공항사고'라는 명칭을 쓰는지 모르겠다"며 이는 항공사가 "지역혐오 사건으로 덮어씌우려는 시도"라며 비판했다.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또한 해당 사고를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대응'이라 표기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번 사고를 위로하며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올리며 최초 작성한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표기에서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라 수정하기도 했다. 반면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은 "제주항공사고라 부르는 것은 정확한 명칭이 아니다. 사고는 사고지점명을 특정하는 것이 맞다"라며 "다른 명칭은 일반적 통례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혼동, 혼선을 일으킨다"라고 지적했다.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BBC 영상 보도. 항공사, 항공편, 기종, 공항명 등 사고관련 정보가 보도됐다. 사진=BBC 홈페이지

BBC 또한 이번 '제주항공 무안공항 사고'와 관련해 ▲항공사 ▲항공편 ▲기종 ▲착륙공항 등을 명시한 영상을 보도했다. 

최근 유사했던 항공사고 명명과 관련 보도는 어땠나

- LATAM 칠레 항공 2213편 이륙 사고(2022) 

- 오스틴 버그스트롬 국제공항 니어미스 사고(2023) 

- 도쿄 국제공항 지상 충돌 사고(2024) 

- 말라칼 공항 지상 충돌 사고(2024) 

이번 사고와 유사했던 대표적 관련사고(2020년 이후)를 확인했다. 

위에 언급된 사고들은 대다수 이착륙 간 발생한 사고 혹은 니어미스(Near Miss·사고위험이 있었으나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은 상태)였다. 대부분 항공 사고 표기 간 '사고가 난 항공사'와 '해당 항공편' '사고 순간을 짐작할 수 있는 표현(충돌, 이륙, 착륙 등)' 혹은 '해당 사고 현장'을 알 수 있는 표기를 병행했다. 실제 항공사고의 경우 위 사고사례와 같이 대다수의 외신들은 사고 지역을 정확히 명시하고 있다.

'항공사고 명명 기준 여부'에 대해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과 교수에게 묻자 "(국제 및 국내)법적인 기준은 없다"면서도 "전통적으로 사고가 난 항공사명과 항공편 사고지점을 함께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답했다.

외신들 과거 '이태원 압사 사고' 때도 '사고 지역 표기 여부' 혼용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CNN 보도. 사진=CNN 홈페이지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BBC 보도. 사진=BBC 홈페이지

교통사고 간 사고지역이 명시된 기사들. 사진=CNN 홈페이지

지난 2022년 10월 29일 일어난 이태원 압사 사고 당시에도 CNN을 비롯한 외신들은 보도 간 '이태원 압사 사고(Itaewon crush)'로 표기하거나 '핼러윈 재앙(Halloween disaster)'로 비유했다. 이후 2024년에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후속보도가 보도되었을 때도 '이태원 압사'로 명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고에서도 사고 지역을 명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글= 백재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