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의 사망자를 낸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대참사 하루 만에 제주항공의 같은 기종 비행기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부품과 동일한 이상으로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이상이 발견됐다.

제주항공은 이 항공편에 탑승한 161명 승객에게 랜딩기어 문제에 따른 기체 결함을 안내한 뒤 회항했다.

해당 기체는 오전 7시 25분에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하루 만에 동일한 문제로 정상 작동되지 못해 탑승객 21명은 불안하다는 이유 등으로 탑승을 포기했다.

제주공항은 나머지 승객을 같은 기종의 대체편으로 옮겨 타도록 하고 오전 8시 30분 다시 제주로 출발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회항은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탑승 승객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항한 항공편에 투입된 기종은 보잉의 B737-800으로, 전날 참사가 벌어진 기종과 같다. 제주항공은 41대의 기단 중 대부분인 39대를 이 기종으로 운행 중이다.

앞서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7C2216편(B737-800기종)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승무원 2명이 구조되고 전원 사망했다. 사망자들의 신원은 지문 대조와 DNA 채취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DNA 채취는 무안공항 2층에서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대조 결과는 이르면 30일부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항공기 운영 체계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국토교통부에 지시했다. 사고 원인 조사와 관련해서도 “국토부와 경찰청은 엄정한 조사를 진행해달라”며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조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유가족에게 알려주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