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이 설치·운영을 강행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역량, 존립 근거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정황들이 13일 공개됐다. 

공수처가 국회에 제출한 '공수처 검사 퇴직자 현황'에 따르면 공수처가 설립된 2021년 이후 지난 9월까지 공수처 검사 20명과 수사관 18명이 퇴직했다. 검사 20명 중 올해 1월 퇴임한 김진욱 전 공수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 일선 검사 2명 등 4명을 제외한 16명은 모두 임기 만료 전에 퇴직했다. 

공수처 검사의 임기는 3년이며, 3회 연임이 가능하다. 최초 임용 이후 최장 12년 동안 공수처 검사로 일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앞서 살핀 것처럼 공수처 검사 대다수는 첫 임기 3년을 채 마치지도 않고 공수처를 떠났다. 퇴직 수사관 18명 중 3년 이상 근속 인원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인력 이탈'은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를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기소해 ▲고위공직자 범죄 척결 ▲국가 투명성 향상 ▲공직사회 신뢰도 제고 등을 하겠다며 설치·운영된 공수처의 거창한 목표와 어울린다고 평가하기 쉽지 않다. 

또한, 공수처의 수사 역량에도 의문에 제기될 수 있는 내용이 공개됐다. 국회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가 올해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59.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4.8%에 보다 급락한 수치다. 올해 공수처의 압수수색을 위한 범죄 소명이 작년에 비해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내부 인력 이탈'과도 관련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공수처의 실적은 검찰과 비교했을 때도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검찰이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평균 94%에 달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