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조카를 아파트 24층에서 던져 살해한 고모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10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도정원)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0대)에게 징역 15년과 5년간의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동생 내외가 사는 대구의 한 아파트에 방문해 11개월 된 조카 B군을 아파트 24층 창 밖으로 던져 숨지게 했다.

A씨는 평소 반사회적 성격장애(사이코패스) 성향과 우울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B군이 가족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B군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흉기를 넣어 동생 집에 방문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발각돼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살해 방법을 바꾸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작은 방에서 조카를 안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나도 안아보고 싶다”고 말했고,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방문을 잠그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진다. 또 A씨는 범행 현장에서 B군의 어머니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내가 안락사를 시키려 했는데 왜 살리느냐” “병원에서는 (B군을) 아프게 죽일 것”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범죄에 취약한 B군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점,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행인 점, 퇴원 후 약을 제때 먹지 않아 증상을 악화시킨 점, B군의 모친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향후 언제든지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심신 미약을 주장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임상심리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사고 장애 및 정신적 문제가 와해된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있어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B군의 부모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