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문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갔으면 좋겠다”라면서도 “딸네 살림에 보태준 걸 수사하는 건 꼴짭하다(성질이나 행동이 치사하고 야비하다는 뜻)”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을 통해 “전직 대통령 비리 수사라면 그에 걸맞은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조국 일가족 수사는 과잉수사’라고 지적했다가 ‘조국수홍’이라고 극렬하게 비난받은 일이 있었다”며 “통상 가족 범죄 수사는 대표성이 있는 한두 사람만 수사하는 게 원칙인데 조국수사는 일가족 몰살 수사였기에 ‘그건 과잉 수사다’라고 지적했는데, 그걸 두고 일부에서 벌떼처럼 달려들어 나를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이 언급한 ‘조국수홍’은 그가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조국 수사가 잘못됐느냐’는 당시 하태경 후보의 질문에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 수사를 했다. 조국 동생, 사촌, 딸 문제도 건드렸다. 정치 사건이 됐다”고 말한 것을 상기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지자들이 ‘조국수호’를 외친 데 착안해 홍준표 시장의 성인 ‘홍’을 넣어 ‘조국수홍’이라는 조롱성 단어를 만들어냈다,

홍 시장은 “내가 조국 편을 들 이유도 없고, 수사 원칙을 말한 것인데 그걸 두고 일부 진영에서는 이성적 비판이 아닌 감성적 비방만을 하는 것을 보고 진영논리가 도를 넘었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문재인 수사도 똑같은 논리다. 전직 대통령 비리수사라면 그에 걸맞은 수사를 하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판문점에서 김정은에게 넘겨준 USB 속에 국가 기밀은 없었는지, 원전 폐기가 플루토늄 생산을 장래에 저지하고 북한을 이롭게 한 정책이 아니었는지. 그런 국사범에 가까운 이적행위도 많은데, 그런 것은 다 묻어버리고 딸네를 도와준 행위를 콕 찍어 수사하는 건 수사비례의 원칙에 맞지 않다”며 “내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편을 들 이유도 없고, 나도 그가 감옥에 갔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보낼 때 (감옥에) 보내더라도 그에 걸맞는 혐의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국정농단 프레임 씌워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탄압하던 사람이, 편히 노후를 양산에서 보내는 건 사회적 정의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 때는 우파 진영 1000여명을 조사하고, 수백 명을 구속했기 때문에 나도 문 전 대통령이 (감옥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래도 어디 할 게 없어서 딸한테 5000만원 줬네 안 줬네. 그런 걸 갖다가 압수수색이냐 하냐. ‘꼴잡’하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전문.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