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응급의료 공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여야의정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추석 전 출범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협의체 구성에 대해 여야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은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제안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정치권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추석 전 출범시키자"며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협의체 구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여야간 이견이 이어지는데다 의료계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한 대표는 12일 경기도 안성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말 협의체를 운영할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지역·필수의료 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도 민주당을 향해 "조건 걸지 말고 출발에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추석연휴 전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범해야 한다며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조정을 포함해 의제 제한 없이 여야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 현실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단체와 일단 여야의정협의체를 출범한 뒤 추가 참여를 기다리자는 '개문발차'도 제안했다. 일단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협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의협 등 대표성 있는 의료단체의 참여 없는 여야의정 협의체 발족은 무의미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대표의 추석 전 출범 요구에 대해 "의료대란 해소 대책의 핵심은 현장을 떠난 의사들의 복귀"라며 "명실상부한 의료계 대표의 참여가 없는 '식물 협의체' 발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관련 입장 표명, 윤 대통령 사과,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 등도 요구하고 있다. 

의료단체들은 대부분 의대생과 전공의 반발을 이유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부정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등을 요구하는 상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