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동연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4 예술감독. 사진=월간조선
트리엔날레(triennale)는 이탈리아어로 3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미술 전시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밀라노 트리엔날레, 카네기 국제현대미술전,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등이 있다.
한국에선 강원국제트리엔날레가 2013년 개최됐다. 당시 평창비엔날레라는 이름으로 격년마다 개최되다 2019년부터 트리엔날레로
그 기틀을 바꿨다.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4는 <아래로부터의 생태예술 : 강원, 개미굴로부터 배우다>라는 제목으로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27일까지 강원도 평창 진부면 일대에서 열린다.
고동연 예술감독은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고 감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술사와 영화이론으로 뉴욕 시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고 감독과 만나 강원국제트리엔날레 준비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태도"
-올해 트리엔날레의 주제를 설명한다면.
"'생태예술'을 테마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을 고민해보자 한다.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고,
생태계는 모두 연결돼 있다. 우리 역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태도를 배웠으면 한다."
-'개미굴'이란 개념이 주제를
선정하는 데 주요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어떤 이유에선가.
"개미굴은 1960년대
건축가 공동체 이름이기도 했다. 전통적인 건축은 벽을 쌓고 경계를 구분한다. 반면 개미굴에는 위계가 없다. 수평적이고 순환하는 구조다. 이런 개미굴의 속성이 생태 예술이 지향하는 '자연 섭리에 대한 순응'과 맞닿아 있다고 봤다."
-이번 트리엔날레에서 주목할 만한 작가와 작품이 있다면.
"메인 전시장을 개미굴처럼 연출했다. 지하부터 관람하며 차례로 위로 올라오는 구조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토마스 사라세노는 VR을 통해 열기구를 타볼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비행기가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데 이를 돌아보자는 의미다. 허태원 작가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화분을 빌려 꽃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다시 주민들에게 돌려준다. 예술 경험을 지역 주민과 공유한다는
취지다. 폴란드 작가 타티아나 볼스카는 가구 기업 에넥스로부터 폐목재를 받아 설치 작품을 전시한다."
“강원도, 영서ㆍ영동 전혀 다른
곳”
-예술감독의 시선으로 본 강원도는 어떤 곳인가.
"먼저 강원도를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영서와 영동은 지역 특성이 전혀 다르다. 속초, 양양 같은 도시에는 외지인이 많이 와있고 이곳에 아예 스튜디오를 차린 작가들도 많다. 반면 평창 같은 영서 도시들은 산지다 보니 외지인과 접촉이 많지 않다. 아무래도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사신다."
-강원도 평창까지 와서 전시를 봐야 할 만큼 특별한 점이 있나.
"비엔날레나 트리엔날레 같은 국제 미술 행사는 시공간, 문화권을 넘어 다양한 작품과 문제의식을 한데 섞는 것에 있다. 전시의
스펙트럼이 훨씬 심도 있고 다양해진다. 트리엔날레를 준비하며 기획 단계에서부터 여러 자료와 전문성을
갖고 준비했다. 볼거리가 풍부할 거다. 꼭 와서 관람하셨으면
한다."
-주민 일상 공간인 시장과 지역 명소인 월정사에서도 전시와 행사가 열린다고
들었다.
"그렇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고 작가, 관람객들과 예술로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고안하게 됐다. 월정사의 경우, 평창의 가장 중요한 문화재 중 하나다. 이번 전시는 월정사 단풍 축제에 맞춰 열린다. 불교에서 말하는 생명
중시 사상 역시 이번 트리엔날레의 주제와도 겹친다. 이 때문에 월정사를 트리엔날레 공간으로 활용해보고
싶었다. 이 밖에도 마을 경로당 같은 곳에서 미술 교육 행사 등 부대 행사가 예정돼 있다."
"전시 쓰레기 줄일 수 있는 방법 고민"
-이번 트리엔날레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에 주목하며 생태, 환경 등을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전시 전후 나오는 쓰레기나 작품
운반 때와 전시장 냉난방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강원국제트리엔날레는
이 점을 고려하나.
"그 부분에 대해 우리 역시 공감하고 있다. 도록에도 썼듯 생태 미술로 거대한 국제 예술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기도 하다. 모양 나게 전시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새것을 찾게 되고
쓰레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 트리엔날레는 쓰레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할 순 없지만,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예컨대 작품 제작이나 설치 때
이전 트리엔날레에 사용했던 소품을 활용한다든가 작품에 들어간 책, 화분 등을 버리지 않고 지역 주민과
나누는 방식이다."
-'지속가능성' 역시 이번 트리엔날레가
강조하는 개념 중 하나다. '지속가능성'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이고 트리엔날레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전시가 단순히 '쇼'가 아닌 사람들의 태도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을
생각하는 방식 자체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트리엔날레 역시 이 점을 강조한다."
글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