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지난 12일 한화오션(경남 거제시)에서 해군, 조선소, 방위사업청 사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건조 중인 장보고-Ⅲ Batch(배치)-Ⅱ 2번함 기공식을 열었다. 

‘Batch’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거나 전력화에 장기간 소요되는 함정에 적용하는 용어로 동일한 함정을 성능 개량할 때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다. 해군은 통상 3척 단위로 배치를 구분한다.

기공식은 선체의 첫 번째 블록을 건조 선대에 자리 잡아 거치하는 행사로 함 건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음을 의미한다. 

2023년 3월에 개최한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 기공식에 이어 2번함 기공식까지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됐다.

방사청에 따르면, 장보고-Ⅲ Batch-Ⅱ 2번함은 Batch-I급 대비 국산화를 늘렸다. 장보고-Ⅲ Batch-Ⅱ 2번함은 Batch-I급과 비교할 때 리튬전지체계 등 12종을 추가해 총 70종의 국산화 장비를 탑재할 예정이다.

장보고-Ⅲ Batch-Ⅱ 잠수함은 해군에 인도된 장보고-Ⅲ Batch-I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2021년 8월 인도), 안무함(2023년 4월 인도), 신채호함(2024년 4월 인도) 대비 함 중량과 크기가 증가했다. 또 탐지 및 표적처리 능력이 개선된 전투‧소나체계를 탑재하고 소음저감 기술이 개선됐다.

또 세계에서 2번째로 리튬전지체계를 탑재해 수중 작전지속능력이 향상됐고 실시간 상태 정보 감시와 위험진단이 가능한 관리 장치, 특수 소화장치 등 안전성 설계를 적용했다.

장보고-Ⅲ Batch-Ⅱ는 장보고-Ⅲ Batch-I(6문) 대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이 10문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함의 크기도 커졌다. 일부에서는 무리하게 함의 규모를 키운 탓에 실제 운용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SLBM을 위해 무리하게 수직발사관(VLS)을 늘리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를 보유한 우리 군의 특성상 잠수함에서 쏘는 미사일(SLBM)과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지대지 탄도미사일) 간의 전술적, 전략적 활용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잠수함의 은밀성과 핵무기의 파괴력이 결합할 때 SLBM 탑재 잠수함의 전략적 의미가 있다”며 “우리 잠수함에 탑재한 재래식 탄두 장착 SLBM은 보여주기식”이라고 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