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11일 2차 방송토론회를 가졌다. 여당의 TV토론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막말이 쏟아졌다. 원희룡 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향해 ‘총선 고의 패배’ 의혹을 제기했고, 윤상현 후보는 “주변에 좌파 출신이 많다”고 공격했다. 한 후보는 “좌파몰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한 후보는 토론 전 SNS에서 원 후보를 향해 “노상방뇨하듯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라고 격앙된 문구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2차 토론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4명(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은 김건희 여사 문자, 한 후보의 총선 책임 등과 관련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특히 원 후보와 한 후보의 난타전이 이어졌다.  

원 후보는 첫 소개말부터 한 후보를 향해 ‘3대 의혹’을 제기하며 “사천 의혹, 사설 여론조성팀 의혹, 김경율 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사실이면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느냐”라고 물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부인 등 ‘가까운 가족’과 공천 논의를 했다고 주장하며 당무 감찰을 제안했다  한 후보는 “사실으면 정계은퇴를 하겠다. 사실이 아니면 원 후보가 정계은퇴를 약속하라”고 압박했다. 원 후보는 지난 9일 1차 토론에서도 사천 등 의혹을 제기했고, 한 후보는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상방뇨’, ‘오물’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1차 토론보다 훨씬 불꽃튀는 분위기가 이어진 가운데 2차 토론에서는 새롭게 색깔론 논쟁이 등장했다. 한 후보가 정통 보수 지지층과 거리가 있다는 타 후보들의 주장이다.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운동권에서 전향한 좌파들, 문재인 정부의 잔당들과 (당 접수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한 후보가) 당내와는 잘 소통 안 하면서 김경율 전 비대위원, 진중권 교수 등 정의당, 참여연대 출신과 소통이 활발하다”며 “주변에는 민청학련 주동자였던 이모부가 계시다. 김대중 정부 때 이해찬 당시 총리와 함께 민청학련 대부 역할을 한 분”이라고 했다. 한 후보의 이모부는 이근성 전 프레시안 대표다.,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 주변에 좌파 출신이 많다. 우파의 재앙이 되는 것 아니냐는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원 후보가 운동권 출신”이라며 이런 식으로 색깔론을 들이대며 좌파몰이까지 하다니 2024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가”라고 반발했다.

또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맨날 수사하다가 취조당하니 당황스럽냐”고 했고, 한 후보는 원 후보에게 “ “원 후보가 말하는 건 다 ‘뇌피셜(자신만의 생각)”이라며 감정 섞인 멘트도 이어졌다.

한 후보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씨는 녹음이라도 틀었다. 원 후보는 김 씨보다 더 못한 것 같다. 구태정치를 중단하라”고도 했다. 원 후보는 “거짓으로 몰고 가고 말싸움 기술로 넘어가려는 게 구태”라고 맹공격을 퍼부었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법무부장관 당시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을 문제삼으며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후보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돼 곧 결실이 나온다. 엄정하게 처벌받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