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2일 현 정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관련 의혹 사건을 조사 중인 것과 관련,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국정원 관련 의혹 사건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한국당은 이와 관련한 9건의 조사 대상 목록을 국정원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같은 날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당이 제출한 조사 목록과 관련 "예비 조사 등을 검토 중이며 특정 정권을 가리며 일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완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이날 국감 뒤 열린 브리핑에서 "국정원 개혁발전위가 (조사 대상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사안만 채택한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의혹 사안에 대해서도 조사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한국당 정보위 간사 자격으로 9월 국정원에 조사를 요구한 사안은 다음과 같다.

▲대북 15억 달러 지원 의혹
▲국정원의 정치인·언론인 불법 감청 사건
▲국정원 직원 대량 해고 여부
▲2002년 총선 때 국정원 자금 여권 지원 의혹
▲노벨 평화상 로비 의혹(이상 김대중 정부 시절)
▲2007년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표결 결정 시 북한 입장 문의 여부
▲윤이상 기념관 건립에 8억 원 지원 경위(이상 노무현 정부 시절)
▲좌파 지원 의혹(김대중·노무현 정부) 등

대북 15억 달러 지원 의혹은 김대중 정부가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대가로 북한에 15억 달러를 줬다는 의혹이다. 과거 대북 송금 사건 특검에서 현대를 통해 5억 달러가 북에 넘어간 사실은 확인됐다.

하지만 이 의원은 "전직 국정원 직원인 김기삼씨가 '대북 사업가 윤홍준씨로부터 15억 달러가 북에 전달됐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자서전에 저술했다"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국정원 불법 감청 사건은 국정원이 정·재계 인사와 언론인 등을 불법 감청한 사건이다. 노무현 정부 때 불거진 '삼성 X파일' 사건 때 단서가 드러나 검찰 조사가 한 차례 이뤄진 적이 있다.

국정원 직원 대량 해고 의혹은 김대중 정부 출범 뒤 국정원 수사요원 580여 명을 부당해고했다는 의혹이다.

2002년 4·13 총선 직전 국정원이 진승현씨로부터 거액의 선거자금을 모아 당시 여권 고위 인사에게 전달했다는 의혹, 김 전 대통령 노벨 평화상 수상을 위해 거액의 예산이 로비에 쓰인 의혹 등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조사를 요구했다.

나아가 이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고위 안보 당국자 회의에서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자고 제안한 사건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 사안은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었던 송민순씨가 지난해 펴낸 회고록에서 공개해 논란이 됐다.

또한 이 의원은 과거 북한 정권 비호 논란이 일었던 작곡가 윤이상씨 기념관 건립 사업에 노무현 정부 때 국비 8억 원이 지원된 경위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