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10일 "북한이 전방지역에 대남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하는 동향을 식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까지 대남 방송은 없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우리의 대북 확성기 설치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최소 30여곳에 달하는 대남 확성기를 없앤 바 있다. 북한이 대남 방송을 다시 시작한다면 남북이 동시에 확성기를 통해 심리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과거 대남 확성기를 통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포함한 지도자들을 찬양하거나 사회주의 체제를 선전했으며, 한국 대통령에 대한 험담을 방송하기도 했다. 다만 확성기 성능과 방송 내용을 종합해 봤을 때 우리 군과 국민에게 큰 효과가 있기는 어렵다.

우리 군은 전날인 9일 오후 5시경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여 만에 실시했다. 대북 방송은 군이 제작하는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고출력 확성기로 재송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날 오후 4시 55분께 경기 파주시 탄현면에서는 FM 103.1, 강원 춘천에서는 FM 107.3에 맞추니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진실과 희망의 소리를 전하는 자유의 방송을 지금부터 시작하겠다”는 방송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북한은 이에 대응해 같은 날 밤 오물풍선 310여개를 또다시 살포했다. 

북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전파 전문가는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실제로 전파를 이용한 우리 라디오 방송에 상당히 예민하다"며 "황해도 쪽에는 지형 방해물이 없어 평야를 타고 전파가 흘러가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이 쉽게 방송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10일에는 대북 방송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합참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현재까지 실시하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이 비열한 행위를 할 경우에는 즉시 방송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