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총선 참패 이후 연일 '한동훈 책임론'을 제기했던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돌연 "

니탓 내탓 하지 말자. 다 우리 탓이다"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시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108석을 주었다는 건 국민들이 명줄만 붙여 놓은 거다"라고 하면서 "바닥을 쳤다고들 하는데 지하실도 있다. 박근혜 탄핵 때 지하실까지 내려가보지 않았나"라고 했다. 

홍준표 시장은 그러면서 "니탓 내탓 하지 말자. 다 우리 탓이다. 더이상 그때 상황 재현하지 말자"고 했다. 이어서 "다시 일어서자. 불난집에 콩이나 줍는 짓은 하지 말고 하나 되어 다시 일어서자"고 했다. 

이 같은 홍준표 시장의 제안은 뜻밖이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 총선 참패 직후부터 연일 '한동훈 책임론'을 제기했다. 홍 시장은 총선 다음날인 11일, 기자회견에서 “처음 시작할 때 제2의 윤석열 기적을 노리고 한동훈을 데려온 것이었는데 국민이 한 번 속지 두번 속느냐”면서 “그런 애를 들여다 총선을 총괄지휘하게 한 국힘 집단도 잘못된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배알도 없고 오기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는 "깜도 안되는 것"이라고 비하했다. 

홍준표 시장은 12일 오전, 또 '한동훈 비난'에 나섰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천신만고 끝에 탄핵의 강을 건너 살아난 이 당을 깜도 안 되는 황교안이 들어와 대표놀이하다 말아먹었고 더 깜도 안 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먹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시장은 같은날 오전에 또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동훈 비난'을 했다. 그는 “문재인 믿고 그 사냥개가 되어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짓밟던 사람 데리고 왔는데 배알도 없이 그 밑에서 박수치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라고 비난했다. 

해당 문장에는 '주어'가 없기 때문에 시각에 따라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 대통령과 그 밑에서 중앙지검 제3차장검사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내며 문재인 정권의 소위 '적폐 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각종 사건의 수사를 총괄한 한동훈 전 위원장 모두를 비난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와 함께 2021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자신이 아닌 '외부인' 윤석열 대선 후보로 선출했던, 이번 국민의힘 총선을 이끈 한동훈 전 위원장을 환호했던 국민의힘 인사들과 그 당원, 그리고 국민의힘 지지층을 향해 "배알도 없이 그 밑에서 박수치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라고 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홍준표 시장은 이 글에서 “그런 노예근성으로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나”라고 하면서 “자립·자강할 생각은 털끝만치도 안 하고 새털같이 가벼운 세론 따라 셀럽이 된 대한민국 특권층 1% 밑에서 찬양하며 사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라고 했다. 그랬던 홍 시장이 돌연 '탓'을 하지 말자고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런 제안을 하기에는 이미 홍 시장은 너무 많은 '탓'을 한 것은 아닐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