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했다. 

일각에서는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사건을 비롯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문재인 정부의 비리 의혹이 하나둘 드러나자 검찰권을 약화하기 위해 공수처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공수처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 금지를 계기로 편파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자신들을 탄생시킨 민주당에 유리할 수 있는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문재인 정권 시절 공수처는 문 전 대통령 후배 검사를 ‘황제 조사’로 모신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됐던 김진욱 공수처장의 공수처는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발된 이종섭 주(駐)호주 대사의 경우 지난 6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소환 시도는 하지 않으면서도 출국 금지를 걸고 또 연장했다.  

민주당의 고발장 접수 후 3개월 동안 단 한 번의 소환요청조차 하지 않다가, 갑자기 지난해 12월에 출국금지 조치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란 비판이다. 

이 대사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는 지난해 9월 민주당의 고발로 시작됐다.  민주당은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사망한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8명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한 것을 부당하게 회수·재검토시킨 혐의(직권남용)로 이 대사를 고발했다. 

그런데, 이 대사의 대한 직권남용은 성립될 수가 없다. 공수처가 한 번도 소환시도를 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로 보인다. 

해병대 수사단은 이 사건과 관련  해병 사단장을 포함해 사단 간부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여 국방부 장관이었던 이 대사에게 보고했다. 

이 대사는 현장에 있던 부사관부터 사단장까지 지휘계통 전원을 혐의자로 특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만큼 8명 각각의 과실 책임 근거를 구체적으로 보고한 후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해병대 수사단은 이 대사의 지시를 위반했다. 구체적인 책임근거를 보고하지 않은 채 바로 경찰에 이첩한 것이다. 군 검찰이 해병대 수사단장을 지시불이행으로 기소한 이유다. 

심지어 군 사망사건은 민간 경찰이 수사하게 돼 있다. 이 대사에겐 봐주기 수사나, 수사무마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 

군 관계자는 "이 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  해병1사단장의 지휘 책임을 물어 교육 연수 후 퇴직하도록 조치하는 등 적절한 인사권 행사했다"며 "이 대사가 출금을 당할 만한 일을 저질렀는가. 공수처의 편파성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법무부가 이 대사에 대한 출국 금지를 해제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이 대사는 주재국 부임을 위해 출국하려던 중 자신에 대해 출국 금지가 걸려있는 사실을 알고 법무부 출국 금지 심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공수처의 이러한 수사 행태는 명백한 정치공작성 수사권 남용이란 지적이다. 이 대사의 출금, 출금 연장은 공수처가 총선에 개입하려는 명백한 정치적 결정이란 것이다. 

민주당은 공수처가 이 대사를 출국 금지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호주 대사가 아니라 도주 대사”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 김진욱 공수처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100여명에 대한 불법적이고 과도한 통신사찰을 하고, 언론인에 대해서도 사찰성 수사를 무리하게 전개하는 등 정치공작성 수사권 남용이 비일비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이번 호주 대사에 대한 출국 금지와 출국 금지 연장, 야당 및 특정 언론과 야합하여 이를 총선에 악용하도록 한 것은 공정한 고위공직자비리 수사기관이 아니라 좌파 정치공작 기구였음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진욱 공수처의 정치공작 수사권 남용 행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경우 처벌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이 대사는 출국 전 공수처를 찾아 "조사를 받으라고 하면 들어와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 달 공관장회의 때 서울에 있으니 그때라도 조사를 받겠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도 공수처와 민주당은 법무부가 출금을 해제한 것만 꼬투리를 잡는 모양새다. 

출금은 수사 기밀 사항이다. 때문에 정부 및 대통령실도 알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친민주당 세력은 이 대사의 호주 발령을 '도주'라고 공격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기자 간담회에서 “공직자가 수사받고 있는데 외국에 대사 나가 있다고 안 들어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내 사법절차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사를 총선 후에 임명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사의 임명이 총선의 변수로 떠오른 탓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수처가 소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종섭 대사 본인은 물론 대사 임명 절차에 관여한 정부 당국자들도 수사 보안 사항인 출국 금지 사실을 알 수 없었다"라며 "한국과 호주의 안보 및 방산 협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대사직을 장기간 비워둘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호주 정부의 아그레망이 나온 대사를 바로 임명하지 않고 주재국 부임을 마냥 늦추는 것은 중대한 외교 결례"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종섭 리스크' 주장에 대해 호주 대사로 국방장관 출신을 보내 양국의 안보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긴 친중 세력의 공작의 일환이란 분석도 나온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