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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르포] 서울 구로갑, '또인영(또 이인영)' 7번째 출마

"국민의힘은 다선 양지 못가게 하는데 민주당은 왜..." 피로감 쌓여갸는 구로갑 주민들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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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일 서울 구로갑에 현역 4선인 이인영 의원을 단수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86운동권의 대표적 인사로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 16대 총선부터 서울 구로갑에서만 7번째 민주당 공천을 받게 됐다. <월간조선>은 3월호 총선 르포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A&nNewsNumb=202403100009를 통해 수도권 격전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중 서울 구로갑과 구로을 부분을 다시 소개한다.


 
  ◆서울 구로, 민주당 운동권·친문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후보들
 

서울 구로갑에서 대결 예정인 국민의힘 호준석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사진=후보 제공

  서울 구로구(갑·을)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우세 지역이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인지도 높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현역 민주당 의원들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은 2월 14일 1차 단수공천 지역으로 25곳을 발표했는데, 구로갑에 호준석 전 YTN 앵커와 구로을 태영호 의원으로 후보를 일찌감치 확정해 국민의힘 후보들이 현역 의원들에 맞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구로갑과 구로을은 과거부터 공단이 많아 노동계의 영향력이 강했고, 현역 의원도 운동권의 상징적인 인물들이다. 구로갑 이인영 의원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구로을 윤건영 의원은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또 이 의원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의장을 지냈고, 윤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腹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둘 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청산 대상으로 삼은 운동권의 상징적인 인물로, 국민의힘이 계획한 ‘저격공천’ 대상이기도 하다. 이에 영입 인재인 호준석 전 앵커가 국민의힘 험지인 구로갑에 도전장을 냈고, 태영호 의원도 양지 강남갑을 떠나 구로을에 도전한다.
 
 
  구로갑, ‘또인영(또 이인영)’ 7번째 출마
 
  구로갑은 국민의힘 호준석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맞붙을 전망이다. 호 후보는 이미 공천을 받았고, 이 의원은 당내 경쟁자가 사실상 없는 상태다.
 
  호준석 후보는 1969년생으로 방송을 통해 얼굴이 잘 알려져 있고 최근 국민의힘에 영입된 후 한동훈 비대위의 대변인을 맡아 운동권 청산의 최전방에 나섰다. 그는 60대 운동권, 4선 출신인 이 의원에 맞서 청년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호 후보는 “우리 정치와 사회의 발목을 잡는 운동권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운동권이란 단순히 과거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 옳다는 당시의 사고와 행동방식으로 대한민국을 퇴화시키고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얘기다. “운동권 정치의 최대 피해자는 청년으로, 운동권의 견고한 특권 카르텔이 청년 세대를 짓누른다. 이재명 대표도 전형적인 운동권이다.”
 
  개봉동, 고척동, 오류동 등 구로갑 지역을 돌아다녀보니 이 의원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 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의원은 구로갑에서 17·19·20·21대 의원으로 4선을 지냈다. 고척동 거주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40대 여성 박모씨는 “민주당에는 인물이 없나. 이 의원은 구로갑에서 6번 출마했고 이번이 7번째다. 국민의힘은 다선 출신은 양지에 못 가게 하는데 왜 민주당은 그런 움직임조차 없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호준석 후보에 대해서는 “참신하고 똑똑한 인물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지역 발전보다는 운동권 청산만 부르짖고 있는 것 같아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인영 의원은 최근 정치권의 운동권 논란을 의식한 듯 지역 내 학교와 시장, 취약계층시설 등을 방문하고 민생 경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NS에도 정권심판론이나 현 정부 비판에 대한 내용은 배제하고 지역 활동 중심의 내용만 올리는 중이다.
 
 
  “서울에서 구로는 한국에서 호남”
 

서울 구로을에서 맞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사진=후보 제공

  구로을은 서울 선거구 중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이 장기 집권해온 선거구다. 2000년 이후 선거에서 단 한 차례(2001년 재보궐 선거)를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으며, 18·19·20대에 걸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선을 지냈다. 구로디지털단지가 위치해 근로자들의 표심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전대협 출신 주류 운동권과는 결이 다르지만 국민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취재 중 만난 주민들은 윤건영 의원에 대해 대체로 “못 한 건 없지만, 잘 한 것도 없다”는 반응이었다. 신도림역 인근 대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의 얘기다. “대선, 총선, 지선에서 계속 민주당을 찍었는데 지역은 발전이 없다. 지난 총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기대를 갖고 뽑았지만 달라진 게 거의 없다.”
 
  구로동에서 태어나 평생 구로구에 거주했다는 한 60대 여성은 “서울에서 구로의 입지는 대한민국에서 호남의 입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민들은 늘 민주당을 밀어주지만 대형 상업시설이나 교통수단, 문화시설이 새로 들어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렇다고 보수 정당을 찍기는 껄끄러운 분위기다. 국민의힘이 좋은 후보를 내놓으면 고민하겠지만, 여길 험지라고 생각해서인지 괜찮은 인물이 도전하지 않고 늘 경쟁력 없는 인물만 출마하는 분위기였다. 태영호 후보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지만 이름이 잘 알려진 인물인 만큼 이번에는 양쪽 공약과 인물을 살펴보고 고민할 것 같다”고 했다.
 
 
  태영호, “주민 위해 열심히 일할 정치인”
 
  태영호 의원은 여당의 험지인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지금은 586 운동권 정치인 청산이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태 의원은 지역밀착형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특히 구로구민의 숙원사업인 철도 지하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구로구에는 경인선 구로역-인천역 구간 철도가 주요 지역을 차지하고 있어 재개발 난항과 주민편의 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태 의원의 얘기다.
 
  “민주당은 20여 년간 선거 때마다 철도 지하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20년 민주당 텃밭에서 발전되지 못한 지역을 국민의힘이 바꾸겠다고 주민들께 호소하고 있다. 구청장도 12년 만에 여당 소속으로 바뀌었고 국민의힘이 발제한 철도지하화특별법도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해 철도는 지하로 가고 기존 철도 부지는 개발과 분양이 가능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면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중점 정책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는 장기 집권하며 자기 정치하는 정치인이 아닌, 일 잘 하는 의원이 필요하다.”
 
  서울 강남갑에서 4년간 지역구 의원을 지낸 태 의원은 재건축, 교통 문제, 교육 등 다양한 민생 현안을 접하며 관련법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태 의원과 함께 일했던 한 전직 보좌관은 태 의원에 대해 “두뇌가 비상하고 천성이 부지런해 재건축, 교육 등 강남구의 현안을 빠르게 습득했고, 기성 정치인에게서 나오기 힘든 아이디어도 많이 내놓아 주변에서 놀랄 정도였다”며 “학연·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추진력이 강한 것이 장점으로, 어느 지역구에 가도 일 잘하는 의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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