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이란의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에 대한 이란 당국의 감시와 억압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22일 모하마디 측 관계자가 《월간조선》에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당초 지난 4일 전화 사용과 면회가 재개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하마디가 수감된 에빈 교도소 책임자는 이 약속을 어기고 현재까지 모하마디의 외부 접촉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란 당국은 지난해 11월 29일을 전후해 그녀의 외부 접촉을 차단했다.(관련 기사 [한국 언론 최초] 2023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옥중 인터뷰)

당시 모하마디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의 성 차별 정책(gender apartheid)을 비난했다. 이 편지에서 그녀는 성 차별을 규정하는 이란의 법 조항 19개를 거론하며 "성 차별은 인권에 대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권은 여성 통제를 폭정과 억압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에 관심을 호소했다.

모하마디 측 관계자는 "이란 당국은 이 편지 내용에 분노했고, 곧이어 나르게스의 외부 접촉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모하마디의 두 자녀 키아나와 알리는 지난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시네마평화재단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모하마디를 대신해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자(Guardian of Democracy & Human Rights)' 상을 받았다. 시네마평화재단은 2008년 영화를 통해 세계의 사회, 정치, 인도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날 행사에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도 참석해 시네마평화상을 받았다.

시상식을 앞두고 모하마디는 이란 당국의 감시를 피해 소감문을 작성, 외부로 전달했다. 모하마디의 두 자녀는 이날 "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전쟁"이라며 "전쟁하면 총칼을 떠올리지만, 이란의 전제정치(Autocracy) 역시 전쟁의 또 다른 얼굴"이라며 모하마디의 소감을 대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도 이란 정권의 여성 혐오적 종교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마디 측 관계자는 "현재 모하마디의 석방과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의 성 차별 정책 철폐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월간조선》의 지속적인 관심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