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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간첩 못 잡는 국정원과 재판부 농락하는 간첩들

‘국가 안보 위기 대응과 전략’ 세미나 개최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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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가안보통일연구원 등 3개 안보 단체가 ‘국가 안보 위기 대응과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월간조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국가 안보 위기 대응과 전략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29일 국가안보통일연구원과 ‘21세기전략연구원’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 등 3개 안보단체가서울 종로 글로벌 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에 따른 대공 업무 방향’과 ‘국가안보사범에 대한 국민 참여 재판의 문제점 및 개성방안’ 주제로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윤봉한 국가안보통일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민주당 정권의 대공수사권 박탈은 국정원이 무능했기 때문이 아니라 국정원이 간첩을 너무 많이 잡았기 때문”이라며 “대공수사권 박탈은 김정은에게 갖다 바친 ‘성의 있는 조공’”이라고 했다. 


김승규 전 국정원장은 축사에서 “정보수사기관의 기능과 역할이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게 요구되는 엄중한 시기에 문재인 정권은 대공수사권 폐지라는 몰지각한 안보파괴정책을 추진했다”면서 “잘못된 모든 제도들을 정상으로 돌려야 하며, 모쪼록 오늘 세미나가 국가안보의 누수현상을 사전에 예방하고 차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은 격려사에서 “대공수사권의 형해화(形骸化) 위기를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구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홍재성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장은 “지난 정부는 패권 도전적 국제정세와 경제안보가 혼란스러운 현실을 도외시하고 다수당의 위력으로 국정원 대공수사권이라는 안보의 빗장을 폐지해 버렸다”면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법치에 기반한 글로벌 주류국이 되기 위해 국가안보 기틀의 재확립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날 발제는 1부과 2부로 나눠 진행했다. 


1부 첫 발제에 나선 박인환 변호사(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휴전상태에서 종북주사파 등 북한 전체주의 공산집단 추종세력이 우글거리는 상황에서 국정원 대공수사권의 폐지는 국가의 치명적인 실수”라면서 “특히 수사권 없는 정보기관은 장기적으로 정보수집능력 자체도 약화될 우려가 있고, 정보는 감청이나 통화내역, 금융기관, 인적사항 조회 등 여러 가지 수사기법을 통해 확보되는 경우가 많은데 압수, 수색 등 정보기관에 증거확보를 위한 수사권이 없으면 정보수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에 따른 국가안보 위기의 대응은 국민적 선택의 문제로 귀결됐다”면서 “‘민주주의(인권, 표현의 자유, 적법절차 등)를 내세우며,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전복시키는 ‘자유의 적’을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자유의 적들에 대한 인권침해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를 확보하여 대다수 일반 국민의 자유와 평화를 보호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국정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존립과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세계 최고의 국가안보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앞으로 간첩을 잡을 수 없게 된 국정원이 국가안보에 기여하는 정도가 과연 어느 정도가 될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80년대, 90년대 대규모 간첩조직사건에서 국정원의 활약은 대단했다. 전국을 거점으로 간첩들이 아지트를 틀고 정부전복을 획책했지만, 결국은 국정원의 전문성과 노련한 수사관들이 노력한 덕분에 모두 일망타진했다”며 정보기관의 방첩업무 중요성과 역할을 강조했다.    


남 원장은 이어 대공수사권을 경찰로의 이관에 대해 “간첩의 활동 행태를 간파하지 못한 대응책”이라면서 “세계 어디에도 간첩이 활동하도록 내버려 두는 나라는 없다. 상대국과 대화하면서도 정보기관은 치열하게 스파이와 전쟁을 치른다. 그게 정상적인 나라다. 내년 총선 이후 국정원법은 다시 개정돼야 한다. 안보 수사에 공백을 메울 특단의 조치가 한시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이병순 국가안보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공수사위축 극복방안과 관련 “‘국정원내 대공수사권 원상회복’과 국가안보수사청을 ‘국정원 외청’으로 설립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파괴된 역량을 그대로 원상 복구하는 것이 안보 공백 없이 북한의 위협을 차단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했다.   

  

향후 북한의 전략에 대해서는 “북한의 대남공작기관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박탈로 인해 우리 사회에 조성될 적화전략의 ‘유리한 환경’을 이용해 ‘혁명적 정세’와 ‘결정적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강도 높은 공작도발을 전개할 것”이라며 핵무력을 앞세운 김정은 정권의 폭력적 대남정책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2부에서는 황흥익 단국대 교수가 ‘국가안보사범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발제를 시작했다. 황 교수는 “금년 초 재판에 넘겨진 창원간첩단, 제주간첩단, 민노총간첩단 등 간첩조직이 최근 ‘민변’의 지원 하에 소위 사법투쟁이란 전략으로 재판을 지연하더니 구속 상태에서 석방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간첩단이 조직적으로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이제는 재판부를 농락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조속히 사법부의 권위가 예전처럼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특히 간첩들이 일반 형사법정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국민참여재판신청’ 제도를 악용해 구속에서 방면되는 ‘재판지연작전’은 심각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심급별로 수사기간이 최대 6개월로 명시된 형사소송법 제92조에 즉시항고, 재항고 등을 포함해 개정해야 하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외국의 경우 국가안보사범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점을 이제는 우리도 참작해야 할 시점이 됐다”며 대응책을 제시했다. 


이어 문수정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제1홍보이사)는 “국민 참여 재판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손질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국민 참여 재판의 실질적인 운용 행태에 관해서는 국민적인 관심을 환기해야 하며, 더 이상 국민 참여 재판이 피해자의 2차 가해 도구가 된다거나,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의 구속기간 만료 도구로 취급되는 일은 철저히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토론에 나선 이재윤 동국대 교수는 “국민 참여 재판제도에 사법들러리란 비판이 존재하고, 안보사범들의 재판지연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다고 해서, 제도 자체가 문제라고는 생각지는 않지만 대한민국을 부정하면서 국가전복을 노리는 간첩혐의자들에게까지 적용해야 하는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보수 정권이 들어섰다지만 우리의 안보지형이 특별하게 바뀐 것 같지 않다는 여론과 함께 간첩혐의자들이 사법부를 조롱하는 코미디 같은 행태를 국민들이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느냐. 선진 외국같이 강력한 입법을 통해 정보수사기관이 제대로 역할을 해 국가안보가 더욱 굳건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양지회(국정원 전직모임), 덕우회(국정원 대공수사관 모임), 국가정보연구회, 재향여군연합회, 법무법인 산우 등 안보 및 사회단체 관계자 100명 이상이 참석했다. 


글=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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