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우리 군의 대북 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북한이 21일 밤 이른바 ‘군사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사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는 문제가 많았다. 

5년 전이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합의 직후 기자와의 만난 자리에서 합의에 대해 "기적"이라고 비꼬았다. 

"나는 분단 이후 이렇게 방대한 남북 간 군사합의는 처음 본다. 큰 글씨로 55페이지짜리인데, 본문만 봐도 20페이지 넘는 방대한 합의이다. 그런데 고작 세 번 만나서 협상을 타결했다고 하니, 나로서는 이것은 기적이라고 본다."

당시 조 실장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해 크게 비판했다. 북한의 장사정포를 실시간 감시하지 못한다는 게 우리에게는 큰 불이익이란 이유에서였다. 

"장사정포 타격 목적 공군기의 공대지(空對地) 사격훈련도 제약을 받는다. 작년에 사단급까지 무인기를 배치하기로 했는데, 이것도 못 하게 되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서울이 노출되고, 강원도 동쪽으로 대공사격장도 못 쓰고, 서울을 지켜야 하는 수방사도 훈련을 못 한다. 군사적으로 볼 때, 이런 합의가 말이 되나 싶다."

실제 문재인-김정은의 9·19 군사합의를 보면  군사분계선(MDL)로부터 서부지역은 10㎞, 동부지역은 15㎞가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됐다. 이에 한미의 항공기를 활용한 감시·정찰 능력이 북한보다 월등해 한국에 훨씬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조 실장은 "NLL 구역 설정도 불공평하다"고 했다. 

"서해 쪽에서 대포를 못 쓴다. 백령도 K-9자주포 훈련이 불가능하다. JSA 비무장화, 한강하구 공동이용수역 설정 등도 말이 안 된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