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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이 무시하는 안철수는 '최후통첩' 후 7일 뒤 탈당...국민의당으로 성공

이준석은 자신이 '미친 X들의 수장'이라고 비난한 尹과 무관하게 '신당' 결단해야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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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창당 여부도 불분명한 ‘이준석 신당’, 그토록 국민의힘을 공격하면서도 탈당은 하지 않는 이준석씨에 대한 언론 보도가 계속 되고 있다. 이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바뀌지 않는다면, 12월 27일에 ‘신당 창당’을 결단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그날이 총선에 대비할 수 있는 물리적 한계이며, 그 뒤에 대통령이 바뀐다 해도 여의도에서 개미 한 마리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이씨가 밝힌 이유다. 


그런데 이준석씨의 이 같은 ‘신당 창당 예고’와 관련해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이준석씨는 11일 "만일 대통령이 바뀌겠다는데, 이준석이 뭘 해보겠다고 하면 국민이 관심이나 갖겠나. 대통령이 반성과 상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이준석 신당’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윤 대통령을 ▲윤두창 ▲굥 ▲굥두창이라고 부르며 적대감을 드러내는 자신 지지자들의 열망을 배신하는 발언이란 비판을 들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이준석 발언과 극명하게 배치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미친 놈들의 수장'이라고 비난하고, 국민의힘에 대해 "혁신으로 고쳐 쓸 단계가 아니다"라고 진단한 이준석씨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픈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다고 했던 이씨는 왜 자신이 '서울에 있는 환자'라고 규정한 이들이 변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발언을 한 것일까. 


정말 이준석씨가 윤석열 대통령 또는 당 주류 세력이 정체불명의 '이준석표 혁신'을 수용할 것이라고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다면, 이는 엄청난 오산이다. 그러므로 이씨는 '12월 27일'로 못박은 창당 준비 작업 개시일을 앞으로 당겨서 조속하게 '신당'을 꾸려야 한다. 

 

'이준석'이 '윤석열'에게 요구하는 '혁신'과 '변화'가 무엇인지 아리송하게 여기는 국민에게 하루빨리 그 실체를 드러내고, 지향점을 밝히고, 구체적인 정책을 내놔야 한다. 그게 바로 온라인상에서 이준석을 옹호하는, 여론조사에서 '역선택'으로 의심받으면서도 가상의 '이준석 신당'을 지지하는 이들을 위한 길이다. 


그런 취지에서 이준석씨와 ‘앙숙’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씨는 안 의원을 ‘아픈 사람’이라고 무시하지만, 안 의원은 의외의 결단력으로 창당에 성공하고,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석권한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안철수 의원은 2015년 12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당내 친문 독주에 정치적 입지가 위축된 안 의원은 ‘문재인 체제’로는 호남 선택을 받을 수 없고, 총선에서도 참패한다며 지적하면서 자신이 만든 당을 나왔다. 


안철수 의원 탈당 당시 새민련 상황은 다음과 같다. 2015년 4월 29일,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천정배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광주광역시 서구 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문재인 대표와 친노 세력이 홀대하는 호남에서 ‘호남 정치 복원’을 하겠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호남에서는 부산 출신 문 대표와 친노 세력에 대한 반감이 드셌다. 

 

문재인 대표는 자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광주를 찾아 집중적으로 지원 유세를 했다. 또 "호남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선에 나가지 않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해당 지역구 선거는 득표율 52.37%를 기록한 천 의원의 대승으로 끝났다. 

 

이와 동시에 치른 서울시 관악구 을, 인천시 서구·강화군 을에서도 새민련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에 참패했다. 새민련 문 대표는 선거에서 대패했고, 특히 광주 서구 을 선거를 통해 호남이 ‘반노·반문’ 정서를 확인했는데도 정계은퇴를 하지 않고, 당권을 계속 쥐고 있었다. 


같은 당의 전임대표였던 안철수 의원은 2015년 9월 들어 '문재인 체제'에 반기를 들고, '정풍 운동'을 주장했다. 안 의원과 당내 비노 세력의 반발이 심하자, 문 대표는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다. 소위 당 중진들이 만류하자, 문 대표는 당무위원·국회의원 합동 총회에서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해당 총회는 그해 9월 20일에 열렸다. 비주류 의원 20여명이 불참한 이 총회의 논의 결과는 '문재인 재신임'이었다. 비주류 의원들은 '셀프 재신임'이라고 반발했지만, 문재인 대표는 다음날 당 대변인을 통해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는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9월 22일, '친노 일방주의'에 반발해 박주선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그는 새민련이 국민으로부터 사망 선고를 받은 낡은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후 지속적으로 '문재인 체제 실패'를 주장하면서, '안철수표 혁신안 수용'을 요구했지만, 이는 거부됐다. 

 

새민련이 10·28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자, 문재인 대표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문재인-안철수-박원순 3인 공동지도체제'를 제안했다. 안 의원은 이를 거부하며 '혁신전당대회'를 꺼냈다. '문재인'으로는 이듬해 예정된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없으니, 전당대회를 통해 당 지도체제를 바꾸자는 주장이었다. 문 대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해 12월 6일, 안철수 의원은 문재인 대표에게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해달라"며 "이제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다. 묻지도 않을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12월 8일 문재인 대표는 "총선을 코앞에 둔 현 시점에 서로 대결하고 분열하기 쉬운 전당대회를 선택할 순 없으며 전당대회에서 대결해 끝을 내자는 제안이라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안철수 의원은 12월 13일, 새민련을 탈당했다. 그로부터 한 달도 되지 않은 2016년 1월 10일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했고, 그해 2월 2일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국민의당은 2016년 총선에서 호남 28석 중 23석을 석권했다. 서울에서도 지역구 2석을 얻었다. 정당 투표에서는 득표율 26.74%를 기록해 비례대표 의석을 13석 확보해 총 38석을 차지했다. 


이준석씨가 '톰' '아픈 사람'이라고 무시한 안철수 의원은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지 않았다. 신당 창당 예고 후 '카운트다운'도 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당적을 유지한 상태에서 '신당'을 준비한 일도 없다. 지금 이씨가 여기저기 들쑤시며 '신당 마케팅'을 하는 것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는 얘기다.  

 

안철수 의원은 최후통첩 이후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사실상 신당을 꾸렸고,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이뤘다. 그런데 이준석씨는 지금 대체 뭘 망설이고 있을까. 한때 '간철수'로 불릴 정도로 '우유부단함'을 지적받았던 안 의원도 최후통첩 후 7일 만에 행동에 나섰는데, 이씨는 왜 그렇지 않을까. 그는 대체 ‘안철수’보다 뭐가 부족해서 날짜 가는 것만 보고 있을까. 

 

"신당 창당 가능성 55%" "하루에 1%씩 올라" 운운하며 자신이 '미친X들'이라고 규정한 이들이 주도하는 그 당을 떠나지 못하고 지금까지 돌림노래처럼 '윤석열의 반성과 변화'만 되뇌고 있을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간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양당 체제에 피로감을 느끼고 지지 정당을 찾지 못하던 소위 '중도층' 국민이 지지한다는데, 이씨는 왜 국민의힘에 미련을 가진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는 언행을 계속하는 것일까. 

   

이미 '이준석'이란 인물은 윤석열 정권과는 적대적 관계가 된 지 오래다. 설령 윤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더라도 그건 '이준석 연습문제' '이준석 숙제'와 무관하다. 이씨가 대선 때 두 차례 가출했을 당시 이미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씨 관계는 끝났다. 형식적으로 같은 당적만 갖고 있었을 뿐이다. 

 

이준석씨가 '성 상납 의혹' 대응 과정에서 비롯된 문제로 인해 1차 징계를 받고 나서 당원권 정지가 됐을 때 양 측의 관계는 더 확실해졌다. 이씨가 당 윤리위원회 징계에 반발해 스스로 '흑화' 했을 때는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국민의힘 정권과도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그런 이준석씨가 지금 와서 '대통령의 반성과 상징적 조치' 운운하며 신당 창당을 보류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 과거 사건들과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윤석열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이 그 어떤 조처를 하더라도 이는 '이준석'과는 무관하다. 국민의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 상황에서 이씨가 '신당 창당'을 빨리 실행하지 않고 '윤석열 반성'을 외치며 국민의힘 안에 남아있는 것은 '구차하다' 또는 '질척거린다'는 비난을 자초하는 것이다.   


그가 얘기하는 '보수'가 ▲개혁보수 ▲중도보수 ▲따뜻한 보수 ▲새로운 보수 중 그 무슨 ‘보수’인지는 불확실하나, 소위 '유승민·이준석표 보수'에 대한 당사자들의 진정성에 의문도 제기될 수밖에 없다. 신당 창당을 하루빨리 결행하지 않는다면, 자신과 소위 '천아용인', 그 외 주변 인사들에 대한 공천, 지분 보장 등을 위한 ▲광 팔기 ▲떼쓰기란 오해를 살 수 있다. 

 

그 속셈을 떠나서 현재 국민의힘과 어울리지 않는 이가 당적만 유지한 채 '신당 작업' 혹은 '신당 팔이'를 하는 것은 과거 소위 '유승민계', 지금은 '이준석계(?)'가 쌓았다고 주장하는 '정치적 자산'을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것이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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