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서울 유일한 국민의힘 의원인 권영세 의원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당 망하라고 공격하는 세력과는 함께 못 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202311100025)

당 망하라고 공격하는 세력을 누구라고 콕 찝어 밝히진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당 대표를 지낸 이준석씨와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권 의원의 인터뷰 후 당 내에서는 "속 시원하다"란 반응과 "생각 다르다고 미워 말자"란 입장이 충돌했다. 

그런데, 권 의원은 생각이 다르다고 배척하는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다. 

권 의원이 이야기한 '당 망하라고 공격하는 세력'은 말 그대로 '보수'의 탈을 쓰고 객관적인 비판이 아닌, 주관적이고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당과 대통령을 겨냥하는 인물을 뜻 한다.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이씨가 지난 4일 자신을 찾아온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미스터 린턴(Mr. Linton)’이라고 부르고 영어로 말을 건 데 인종차별이라며 “미국 유력 정치인이었다면 그날로 퇴출”이라고 했다.

나 교수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가장 쉽게 상처를 주는 말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라며 “실제로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인종차별로 가장 쉽게 쓰이는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미스터 린튼(Mr. Linton)’이라고 하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의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한국계 미국인 2세에게 한국계라는 이유로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그것도 비아냥대면서 했다면 그 사람은 인종차별로 그날로 퇴출당할 것”이라며 “정치 이야기를 하긴 싫지만, 정치인으로서 자격 미달이고 공개 사과해야할 사건”이라고 했다.

무너져가는 당을 살리기 위해 혁신위원장이란 독배를 든 사람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이준석씨는 과연 생각이 다른 건전한 비판세력일까, 아니면 보수의 탈을 쓰고 국민의힘을 붕괴하려는 세력일까.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