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대패한 국민의힘은 임명직 당직자들의 총사퇴로 변화 의지를 보이려 했다. 

그러나 민심은 싸늘하다. 당연한 결과다. 당사자들에겐 가혹할 수 있지만, 국민은 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가 누군지 잘 모를 수 있다. 당장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라면 더욱 그렇다. 

김기현 대표의 총선 패배 후 정계 은퇴 다짐도 비슷하다. 김 대표의 지역구는 울산이다.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라 김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당선할 가능성이 크다. 

총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자신의 가슴에는 금배지를 달 수 있다는 것이다. 

금배지를 단 사람이 정계 은퇴를 한다는 것은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일 텐데 그렇다면 당장 불출마를 선언하는 게 국민에게 더 와 닿았을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총선 불출마를 걸고 다짐을 해야지 총선 지면 당연히 정치판에 붙어 있을 수가 없는데 정계 은퇴 운운은 뜬금없다"고 김 대표를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올리고, 총선 승리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전략은 간단하다. 

희생정신을 보이는 현역이 많으면 된다. 하태경 의원처럼 당선될 수 있는 지역구를 떠나 수도권으로, 험지로 가는 것이다. 

보궐선거 패배 후 당내 영향력이 꽤 큰 현역 의원이 "자신이라도 수도권에 출마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때 한 의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런 말 마라." 

위기를 돌파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국민의힘의 현주소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