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MBC 관련 사건의 변호를 맡아 논란이 된 정민영 방심위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언론 비평 시만단체 미디어연대(상임대표 황우섭)는 8월 6일 성명을 내고 정민영 방심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미디어연대는 “정 위원이 이해충돌 논란에도 ‘버티기’로 일관한다”며 “해촉(解囑) 전에 지금이라도 당장 자진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정 위원은 2007년 <한겨레신문> 기자로 입사했다. 이후 제2회 변호사시험에 합격, 2013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변호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재작년 7월 당시 법무법인 덕수 소속이던 정민영 변호사는 제5기 방심위원으로 위촉됐다. 임기는 2024년 7월 22일까지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세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정 위원은 MBC 소속 기자의 ‘경찰 사칭’ 사건 변호인을 맡았다. 해당 MBC 기자는 2021년 7월 김건희 여사의 논문 의혹을 취재하다가 김 여사 지도 교수의 거주지를 찾아가 경찰을 사칭한 혐의로 지난해 9월 의정부지방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정 위원은 또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자막’ 관련 소송에서도 MBC 측을 대리했다.

미디어연대는 “그의 이런 이중적 행동을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형사재판에서 판사가 피고인의 변호인도 함께 맡은 격’이라 할 수 있다”며 “공정성과 독립성을 생명처럼 여겨야 할 방심위원으로서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이해충돌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방심위는 정 위원을 포함한 4명의 야권 추천 위원들의 반복되는 호선(互選) 거부로 후임 위원장을 뽑지 못해 기관 운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며 “하루라도 쉬면 안 되는 중요한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권 추천 방심위원들이 하루속히 위원장 호선을 위한 전체회의에 동참해 새 위원장을 뽑고, 방심위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이 위원으로서의 마땅한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