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오히려 혁신위 출범 후 내부 갈등이 더 커지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 6월 20일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위원장으로 출범한 혁신위는 그동안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김 위원장이 이재명 대표의 강성지지자들인 '개딸'을 BTS 팬클럽 아미에 비유하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정도였다.  

결국 출범 한 달을 앞둔 혁신위는 혁신은커녕 내부 갈등을 새롭게 가져왔다.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깊어졌고, 몇 달 전까지는 나오지 않았던 분당설까지 구체화될 정도다. 이런 상황은 결코 혁신위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친이낙연계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김 위원장은 16일 공개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자기 계파를 살리려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낙연 전 대표가) 그러지 않으리라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언행이야말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설훈 의원은 SNS를 통해 "공명정대한 혁신을 이끌어야 할 혁신위원장이 특정인을 겨냥한 마녀사냥식 발언을 쏟아냈다"며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격"이라고 비판하고 김 위원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그렇다고 김 위원장이 친명계의 지지를 얻는 것도 아니다. 혁신위는 1호 혁신안으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했지만, 친명계를 중심으로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태다.  당내 지지를 얻지 못하는 혁신위가 어떤 혁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