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남편이 수집가라는 사실을 신혼여행에서 처음 알게 됐다. 유럽으로 떠난 신혼여행 내내 부인은 남편을 따라 골동품점을 순례해야 했다. 햄버거를 먹으며 아낀 경비로 한국 관련 고지도와 자료들을 구입했다.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진 못했지만 욕이 입술에 아른댔다. ‘이런 미친놈...’ 

 수집가 남편은 그 후로도 20년 넘게 한국 관련 자료들을 모았다. 갤러리 북앤바디를 운영하는 컬렉터 이돈수 씨와 아내 김유성 씨 얘기다.

같이 살면 닮아가는 걸까, 아내도 서서히 컬렉터의 길로 빠져들었다. 한국 고지도를 사는 남편 옆에 서있었는데, 지도상 주인이 선물해 준 무궁화 그림이 계기였다. 옛 판화에 관심이 생겼고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컬렉션으로 아트 상품 사업을 시작했다. ‘아트인데코’라는 브랜드로 아트 포스터와 엽서 등 다양한 오브제를 제작한다. 아직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 않은 가격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아트 포스터를 감사하지 못하는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아트 포스터를 한데 묶어 아트북을 내기로 했다. 사전 펀딩을 통한 예약 형식을 이용해 판매가를 낮췄다.

A4 사이즈의 양장본 한권에 300여 점의 판화와 그림들을 담았다. 각 그림들은 무척 아름답고 흔하게 볼 수 없는 이미지들이다. 거실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테이블북으로 비치해 자주 들춰보는 것도 추천한다.

동물, 식물, 천문, 건축, 종교, 패션, 한국 등 주제도 다양하다. 일반 서적용지가 아니라 포스터용 종이를 사용해 각 페이지를 떼어 액자에 넣어 포스터로 활용할 수 있다.

포스터북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텀블벅 펀딩(http://tumblbug.com/collectorbook)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