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억대 코인 거래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이 1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에서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되고 당내 논란이 거세지면서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피하기 위해 탈당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당 진상조사위원회가 당원이 아닌 인물을 조사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김 의원의 탈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꼬리자르기'를 한 것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김 의원의 정치 복귀 가능성이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자 탈당했다 다시 돌아오는 선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주목받는 것은 민주당 당규다. 민주당 당규 제18조에서는 "징계 절차가 개시된 이후 심사가 종료되기 전에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탈당하는 경우 제명하고, 탈당원 명부에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탈당한 자’로 기록하게 돼 있다.
이때문에 심사가 종료되기 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은 '공식 징계 절차 개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마음만 먹으면 제명이 아니라 다시 당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법꾸라지(법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미꾸라지)'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남국 의원은 로스쿨제도 출범 후 최초로 로스쿨 출신 국회의원이 된 인물이며, 이재명 대표와는 중앙대 출신 법조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각종 정치활동을 함께 하는 등 이재명 대표 측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재명 대표는 14일 의원총회에서 김남국 코인 의혹과 관련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민주당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며 "국민이 더 심려하지 않으시도록 저희가 충분히 대안도 마련하고 노력하겠다"며 허리를 굽혔다. 그러나 의원들 상당수는 사과보다 진상조사가 우선이라며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해당 의총 후 소속 의원 일동 명의로 보고문을 내고 "탈당으로 모든 일이 끝난 것이 아니며,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 고 밝혔다. 다만 정당이 당원이 아닌 사람을 조사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