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다큐멘터리 '첫 변론'이 7월 개봉된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지난 2020년 7월 전직 비서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박원순 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은 지난 2일 영화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에는 “세상을 변호했던 사람. 하지만 그는 떠났고,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를 변호하려 한다”는 글귀가 담겨있다. 

위원회는 8일 현재까지 4000여 명이 2억원의 후원금을 냈다고 밝히면서 "저희는 박원순을 믿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시리라 믿습니다. 후원회원으로 함께 해주세요."라는 문구로 모금을 독려하고 있다.

다큐는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박 전 시장의 측근인 '서울시청 6층 사람들'을 비롯해 50여 명을 인터뷰해 쓴 책 '비극의 탄생'(2021)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출간 당시에도 박 전 시장 옹호 내용으로 '2차 가해' 논란이 됐었다.

김대현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번 다큐에도 성추행 피해자 측 주장을 반박했던 책의 논조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2차 가해’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공개된 예고편에서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피해자 측의 성폭력 피해 언급에 대해 “전혀 그런 일 없었다. (피해자는) 오히려 비서실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한다. 손병관 기자는 “당사자(박원순)가 이미 사망해서 더 이상 반론을 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폭력이라고) 마음대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날 김대현 감독, 손병관 기자, 서양화가이자 다큐 출연자인 권윤지 작가, 장영승 박원순 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 공동대표 등이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영화를 홍보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경찰 수사가 종결된 것과 별개로 2021년 1월 6개월 간의 직권조사 끝에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언동을 사실로 인정했다. 박 전 시장의 아내 강난희씨가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도 지난해 11월 1심 패소 판결을 받았다.

한편, 다큐멘터리에 대해 피해자측 법률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는 8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시장 다큐를 만든다면 박 전 시장의 무책임한 행동과 잘못, (성희롱이 맞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도 제대로 조명해야 한다”며 “다큐를 통해 왜곡된 내용이 전파된다면 이로 인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