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금융 당국이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 조작 정황을 추적하고 있는 가운데 ‘세력’의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가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 골프장을 매입해 자금을 은닉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과 합동수사팀을 구성했다. 수사팀은 주가조작 세력이 통정거래 방식으로 거래량과 시세 등을 조정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라씨는 주가 폭락의 원인이 김익래 다우키움 그룹 회장에게 있고 이익을 본 것도 김 회장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라씨는 주가 폭락 시점인 지난달 24일에 앞서 같은 달, 미국에 있는 골프장을 33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리 자금 은닉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게다가 SBS가 공개한 라씨의 투자 설명회 녹취 내용에 따르면 라씨가 시세 조종을 주도한 정황이 여럿 발견된다. 특히 금융 당국의 감시망을 피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제가 걸리지 않게 다 세팅했습니다”라던지, “누가 컨트롤 타워인지 증명해 낼 방법은 사실 없다”고 한 말들이 공개됐다.

한편 이번 사태의 통로가 된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해 금융 당국이 관련 제도 보완에 나선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금융감독원, 거래소 관계 임원 회의를 통해 CFD에 대한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CFD는 외국계 증권사로 거래가 이뤄져 지분 공시 의무를 지지 않기 때문에 깜깜이 거래가 이뤄지기 쉽고, 지난 2019년엔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된 탓에 CFD 거래량이 배로 늘어나 CFD 거래 시장을 과열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