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몰락과 ‘스카이’(서울대·연세대·고려대) 대학 쏠림 현상은 한국 교육의 커다란 비극이다. 게다가 명문대에 진학하고도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재수를 택하는 N수생 비율도 점점 늘고 있다.

이대로라면 10년 후에 스카이 대학과 의대만 살아남을지 모른다.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2020~2022) 동안 의과대학 18곳의 정시 합격자 중 79%가 N수생이었다.

합격자 가운데 재수생이 43%, 3수생 23%, 4수 이상이 13%였다. 현역(고교 재학생) 합격자는 겨우 21%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의대 합격자 10명 중 8명은 재수 이상의 고교 졸업생이었다. 재수를 택한 학생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 명문대 재학생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스카이’ 대학에 진학하고도 다시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N수를 택한다는 것이다.

반면, 최근 4년간(2020~2023학년도) ‘스카이’ 대학 정시 합격자 중 N수생 비율도 61.2%에 이르렀다. 고3 재학생은 36%에 불과했다. 이는 국회 교육위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교육랩공공장이 함께 분석한 ‘2020~2023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정시모집 합격자 자료’에서 드러났다.

2016~2018학년도에는 N수생 비율이 약 53.7%를 차지했는데, 약 7.5%p가 늘어난 것이다.

더불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최근 4년 동안 고3 재학생이 ‘스카이’에 진학한 합격생 비율이 7.9%에 불과했다. 10명 중 1명도 스카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지방소재 고3 재학생 중 연세대에 6.9%, 서울대에 7.9%, 고려대에 9% 진학했다. 즉,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정시모집은 고3 재학생이 아니라 N수생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수도권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N수생이 늘어나면 사교육비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데도, 사교육비 급증 현상을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고교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2009년 21만7000원에서 2019년 36만5000원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41만9000원으로 늘어났다. 그 결과 사교육비 총액도 급증해 2021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23조4000억원에 달했다.

‘스카이’ 쏠림과 지나친 의대 진학 현상이 한국 교육을, 한국 사회를 비극으로 몰아가고 있고 학벌사회를 공고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수생에게 유리한 대입제도와 수도권 중심의 대학 서열, 부모 경제력에 의한 사교육비에 따라 학생 진로가 결정되는 대학교육 현실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서울지역 한 공립교사의 말이다. 

“사교육비 급증과 스카이 대학과 의대 N수생 합격률 급증과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 여기에는 부모의 경제력으로 인한 교육 격차 문제도 숨어 있다. 이 고리를 끊어야 한국교육을 변화시키고 학벌사회도 무너뜨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