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교원 양성과정을 개편하겠다며 내걸었던 교육전문대학원(이하 교전원) 설립 계획이 멈춰졌다.

지난 4월 21일 교육부는 입장문을 내고 “‘미래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한 교원양성체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큰 틀의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우선 현 교원양성과정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교전원 시범운영 방안 논의를 당분간 유보하되 시급한 과제인 현 교원양성기관의 교육과정 개선과 새로운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논의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겉으론 유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폐기에 가깝지 않느냐는 게 교육계 안팎의 시각이다. ‘△교육과정 개선,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논의에 집중하겠다’는 말은 모호하고 알맹이가 없는 수사(修辭)처럼 보인다. 교육부가 교전원 도입 발표 3개월여 만에 백기를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부는 지난 1월초 교대와 사범대 중심의 4년제 교사양성 체계를 ‘학부+대학원’의 5~6년 과정인 교전원 체제로 개편한다는 로드맵까지 제시하며 “내년에 교대와 사범대 한 곳씩을 교전원으로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력한 교육개혁 드라이브를 걸었었다.

학력 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 수급 감소가 불가피하더라도 우수 교원을 양성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교전원을 의학전문대학원이나 로스쿨처럼 교대와 사대를 전문대학원 체제로 개편해 1급 정교사 교원 자격증을 부여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었다.

그러나 교전원 도입이 교·사대 통폐합, 더 나아가 교사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교육 현장의 우려가 터져 나왔다. 전국 교대와 사대의 숨통을 죄어 구조조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도 컸다.

무엇보다 교전원 설립 발표 이후 교대와 대학 초등교육학과 정시모집에서 경쟁률이 사실상 미달에 가까웠다.

TV조선의 보도에 따르면 수능 상위 41%가 모 교대에 합격하는 등 교대 커트라인이 크게 낮아졌다. 또 2023년 대입 수시모집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모집으로 이월된 인원이 502명으로 최근 5년 중 최다에 이르렀다고 한다. 교전원 논란이 급기야 우수 학생들이 교사직을 외면하는 현상까지 몰고 왔다.

교육부는 이날(4월 21일) “이주호 교육 부총리의 공식적인 발표나 정식 보도자료가 아닌 1쪽짜리 자료 형태로 돌연 교전원 유보 방침을 밝혔고, 사전 예고조차 없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지난 1월 교육부가 교전원 도입 뜻을 밝힌 뒤 교원 감축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교육부는 1월 9일 해명자료를 통해 "교전원 제도는 교원 정원 감축과 전혀 관련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앞서 교육부 유보 발표 하루 전인 20일 교대 총장들로 구성된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는 “교육부가 교전원 시범운영 계획을 유보하되, 양성 체제 개편 논의가 계속 발전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을 발표했었다.

총장협의회는 또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수급 감축에 대해서도 “기계적인 감축논리보다 국가의 총체적 역량을 담보하는 창발적 방안이 돼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정부의 교육 개혁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단체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와 지난 1월 26일부터 2주 동안 현직·예비 교원과 학부모, 대학생, 교수 3만1900명에게 교전원 도입 여부를 물어본 결과, 81.5%(2만 6010명)가 반대한다고 답했다.